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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소아 자가면역 뇌염'...조기 진단이 가장 중요

입력
2025.02.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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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조재소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조재소교수


'소아 자가면역 뇌염'은 면역체계가 중추신경계를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신경계 질환입니다.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지만 급격히 악화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환자의 예후를 결정 짓습니다.

자가면역 뇌염이란

자가면역 뇌염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신체가 자신의 중추신경계를 공격하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소아에서는 신경학적 증상과 행동 변화가 급격하게 나타날 수 있어 빠른 대응이 필수적 입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작 △인지 기능 저하 △이상 운동 △행동 및 성격 변화 등이 있습니다.

증상 및 진단

자가면역 뇌염의 증상은 급성·아급성(급성과 만성의 중간)으로 나타나는 발작, 기억력 감퇴, 이상 운동 등이 있습니다. 초기 증상은 다른 정신과적 질환과 유사하기에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발열·두통과 함께 행동 변화와 발작 등이 나타난다면 자가면역 뇌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자가면역 뇌염의 증상이 나타나 내원하면 영상·뇌척수액·자가항체·종양 검사 등을 실시합니다. 영상 검사로는 뇌 MRI로 비특이적인 염증 소견이나 병변을 확인할 수 있고, 이로써 자가면역 뇌염의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또 뇌척수액 검사로는 뇌척수액 내 림프구 증가, 단백 농도 상승, 특정 자가항체의 존재 여부를 확인해 중추신경계 염증의 강도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자가항체 검사는 혈청 또는 뇌척수액에서 ‘NMDA 수용체 항체’와 같은 특정 자가항체를 찾아 자가면역 뇌염을 확진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부 자가면역 뇌염은 종양과 연결되므로 흉부 CT, 복부 MRI, PET 스캔 등으로 종양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치료법

자가면역 뇌염의 치료는 면역체계의 과도한 반응을 억제해 신경 손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초기 치료는 염증 반응을 빠르게 완화하기 위해 고용량의 메틸프레드니솔론 같은 스테로이드 제제나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IVIG)를 주사합니다. 만약 스테로이드 반응이 없다면 혈액 내 자가항체를 제거하는 혈장 교환술을 실시하며, 스테로이드나 IVIG 효과가 없다면 '리툭시맙'을 사용합니다. 다만, 리툭시맙은 효과까지 비교적 시간이 걸리기에 최근에는 인터루킨-6(IL-6) 수용체 억제제인 '토실리주맙'의 사용 빈도가 늘고 있습니다.

자가면역 뇌염의 원인이 종양이라면 CT·MRI·PET 검사로 종양을 확인하고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됩니다.

적극적인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

자가면역 뇌염의 증상이 급격하게 나빠지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중환자실 치료가 동반돼야 합니다. 의식 저하나 호흡근이 마비되면 호흡이 힘들어지기에 기계 환기 치료가 필요합니다.

또한 발작이 지속되면 뇌 손상을 야기할 수 있어 항경련제 사용과 24시간 뇌파 모니터링 치료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뇌압이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삼투성 이뇨제나 뇌실 배액술로 뇌압 상승을 관리해야 합니다.

예후 및 당부

소아 자가면역 뇌염의 예후는 조기 진단 및 빠른 치료 시작이 핵심입니다. 이는 조기 면역 치료로 증상을 개선하고 신속한 회복을 돕습니다. 반면 치료가 늦다면 영구적인 장애와 심하면 사망 위험까지 높아집니다.

따라서 소아를 유심히 관찰하고 자가면역 뇌염 관련 증상이 있다면 빠르게 내원해 관련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자녀가 자가면역 뇌염에 확진됐다면 크게 상심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자의 증상 변화에 빠르게 반응해야 하며, 의료진과 긴밀한 협력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최근 여러 연구에 따르면 조기에 ‘토실리주맙’을 투여하면 기존에 치료 효과가 없던 환자도 큰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처럼 희망을 버리지 말고 치료를 잘 받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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