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민간인 노상원' 계엄 전 4일 내내 김용현 공관서 선관위 장악 논의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민간인 신분으로 '12·3 불법계엄'을 설계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계엄 선포 전 4일 내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관을 방문해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안산에서 점집을 운영하던 노 전 사령관은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장을 맡을 계획을 세우는 등 불법 계엄 사태에 깊숙이 개입한 '비선 실세'였다.
17일 한국일보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노 전 사령관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24년 9월부터 계엄 당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김 전 장관 공관에 약 22회 찾았다. 3,4일에 한 번 꼴로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을 찾은 것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위병소 검문을 회피하기 위해 김 전 장관 비서관의 운행 차량을 이용했다.
특히 2024년 11월 30일부터 계엄이 선포된 12월 3일까지 나흘 동안 매일 김 전 장관 공관을 찾아 정보사령부 병력을 이용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부정선거 관여 의혹을 수사할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산하 제2수사단 운용 방안을 논의했다. 2018년 후배 성추행으로 불명예 전역한 노 전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공식적인 직책은 없으나 배후에서 제2수사단의 수사단장 역할을 맡기로 했다. 그는 김 전 장관을 만난 뒤 안산 롯데리아 등으로 이동해 정보사 후배들에게 김 전 장관 지시 내용을 전했다.
김 전 장관을 등에 업은 노 전 사령관 지휘는 거침 없었다. 그는 문상호 정보사령관에게 계엄 두 달 전인 지난해 10월부터 인원 선발을 지시했고, 11월 9일에는 "조만간 계엄이 선포될 것이다. 합동수사본부 수사단이 구성될 텐데 내가 단장을 맡을 것이고, 노태악(선관위원장)은 내가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 지시를 김 전 장관의 지시로 받아들이고 이를 충실히 이행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직전까지 김 전 장관과 작전 계획을 점검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전날에는 자정까지 김 전 장관을 4시간 동안 만났고, 계엄 선포 당일에도 공관을 찾아 2시간 동안 계획을 논의했다. 그는 문 사령관에게 "오늘 저녁 9시에 과천청사 일대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했고, 오후 2시 49분 안산 롯데리아로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 방정환 국방부 혁신기획관 등을 불러 모아 "장관님이 어떤 임무 주시는지는 나중에 명령 나면 알 수 있어" "장관님이 무슨 안 좋을 일 시키겠냐" "장관님이 시킨 거만 하면 돼" 라며 김 전 장관 지시임을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수사단장으로서 심문하고 정보사령부 특수임무대(HID)를 지휘할 계획까지 세웠다. 김봉규 정보사 대령은 노 전 사령관과 문 사령관 지시로 특수임무수행 요원 3명을 뽑았다. 이들에게 부여된 임무는 노 전 사령관에 대한 경호 임무와, 노 전 사령관이 선관위 위원 조사시 옆에서 조사 대상자에게 위협을 가하는 것이었다. 그는 계엄 다음날 오전 5시 30분 자신을 선관위로 모셔오는 '수사단장 행정보좌관'도 뽑았다. 부대원들은 임무 수행을 위한 연습을 하며 출동을 대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이틀 전인 12월 1일에도 정보사 관계자들에게 "노태악(선관위원장)은 내가 확인하면 된다"며 "야구방망이는 내 사무실에 갖다 놓아라"라고 지시했다. 그는 "제대로 이야기 안 하는 놈은 위협하면 다 분다"며 직접 심문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