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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극 한파’로 40년 만에 실내 취임… 해외 극우 지도자 대거 참석

입력
2025.01.19 20:00
수정
2025.01.19 21:5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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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6도 예보... '로툰다홀'로 장소 변경
600명만 참석 가능... 인근 경기장 개방
외국 극우 정상과 억만장자 등 참석할 듯
트럼프, 취임 2일 전 워싱턴에 '금의환향'

17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내 로툰다홀이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 준비로 분주하다. 당초 트럼프 당선자 취임식은 야외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혹한 탓에 '실내 개최'로 바뀌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17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내 로툰다홀이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 준비로 분주하다. 당초 트럼프 당선자 취임식은 야외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혹한 탓에 '실내 개최'로 바뀌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나는 기도와 기타 연설, 취임 연설을 의사당 로툰다홀(Rotunda Hall)에서 하라고 지시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17일 트루스소셜 게시글 내용이다. 취임식이 열리는 20일 낮 12시 기온이 영하 6도로 예보된 만큼, 행사 장소를 원래의 워싱턴 의사당 앞 야외무대에서 '실내'로 바꾼다는 뜻이었다.

이로써 트럼프의 두 번째 취임식 풍경은 8년 전(집권 1기 취임식)과는 크게 달라지게 됐다. 혹한 탓에 40년 만의 '실내 대통령 취임식'이 되면서 규모 자체가 대폭 축소됐고, 취임식 후 야외 퍼레이드(의사당~백악관) 역시 실내 공연 행사로 대체된다. 특히 150년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볼 수 없었던 '타국 정상 참석'도 이례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대부분 트럼프와 코드가 맞는 극우 지도자들이다.

혹한 예보로 실내 개최... 600명만 참석 가능

미국 국회의사당 로툰다홀에서 방송사 직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 중계 준비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국회의사당 로툰다홀에서 방송사 직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 중계 준비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로툰다홀에서의 미 대통령 취임식은 1985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로널드 레이건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기온은 영하 14도까지 떨어졌다. 이를 고려한 듯 트럼프는 17일 트루스소셜에서 "북극 한파가 미국을 휩쓴다. 사람들이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취임식 장소 변경을 알렸다.

1824년 완공된 로툰다홀은 의사당 중앙에 솟은 높이 55m 돔 아래 지름 29m인 원형 공간이다. 의사당 북쪽 윙(상원)과 남쪽 윙(하원)을 잇고 있다. 미국의 역사적 사건(그림)·인물(조각)을 형상화한 미술품이 전시돼 있고, 전임 대통령 장례식 등 중요 국가 예식이 거행되는 곳이다.

문제는 수용 가능 인원이 600명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취임식 초청 티켓을 받은 22만여 명 가운데 'VVIP급 인사'만 실제 참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측은 인근 실내 경기장(캐피털원 아레나)을 개방해 취임식 생중계·퍼레이드 개최(공연으로 예상) 등을 한다고 밝혔으나, 이곳 역시 수용 인원은 2만 명 남짓이다.

트럼프는 20일 오전 세인트존스 성공회 교회 예배 후 낮 12시 로툰다홀에서 취임 선서를 한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환송한 뒤, '대통령의 방'에서 여러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 오찬 참석 후엔 백악관 입성 전 '캐피털원 아레나'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 정상 참석은 150년 만에 처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억만장자 기업인들. 왼쪽부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추 쇼우즈 틱톡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억만장자 기업인들. 왼쪽부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추 쇼우즈 틱톡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AFP 연합뉴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해외 정상 참석이다. 1874년 이후 미 대통령 취임식을 다른 나라 지도자가 찾은 사례는 없다. 미국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들이 모습을 비췄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르헨티나의 우익 포퓰리스트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여자 무솔리니'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등이 직접 참석할 전망이다. 세계의 극우 지도자들과 트럼프 간 '끈끈한 유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에선 한정 국가 부주석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로서 참석한다.

취임식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한 억만장자들도 로툰다홀에 자리할 듯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신설되는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팀 쿡 애플 CEO 등이 참석자로 거론된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 상·하원 의원들도 모습을 비춘다. 다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민주·캘리포니아) 등은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당시 직전 대통령이었던 트럼프는 "선거 결과가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며 불참, 150년 만에 처음으로 후임자 취임식을 건너뛴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는 취임식 이틀 전인 18일 워싱턴에 도착했다. 2021년 1월 백악관을 떠난 지 4년 만에 금의환향한 그는 이날 저녁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열린 리셉션 및 불꽃놀이 행사에 참여했다. 의사당과 백악관 등 취임 행사장 주변에는 총 48㎞ 길이의 펜스 설치 등 최고 수준의 보안 조치도 취해진다.

곽주현 기자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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