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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100일 내 시진핑 만날 의향"... 미중 협상 '초반 승부수' 띄우나

입력
2025.01.19 19: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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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다운 협상판 설계'... 미중 대화 신속 추진
조기 협상→무역합의 이행 등 성과 노리나

2019년 6월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따로 만나 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년 6월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따로 만나 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뒤 100일 안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겠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간 대화 채널을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설계함으로써 두 번째 임기 초반에 대(對)중국 외교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그의 구상이 점차 분명해지는 양상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자는 '취임 100일 내 방중'에 대한 관심을 최근 자문위원들에게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20일 제47대 미국 대통령직에 오르는 트럼프 당선자와 시 주석은 이미 각자의 대리인을 통해 대면 회담 문제를 논의했으며, 트럼프 당선자의 중국 방문뿐 아니라 시 주석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선택지도 거론됐다. 주미 중국 대사관은 이 같은 보도 내용과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시 주석과의 '직접 대화'에 부쩍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자신의 취임식에 시 주석을 초대한 것은 물론(한정 부주석이 대신 참석), 지난 17일에는 작년 11월 대선 승리 후 처음으로 전화 통화도 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시 주석과의 통화를 마친 뒤 트루스소셜을 통해 "양국 모두에 매우 좋은 일이었다"고 직접 밝혔다. 이어 "많은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즉시 시작하기를 기대한다"며 '조기 협상'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이행 멈춘 미중 무역합의, 조기 재가동?

2020년 1월 15일 도널드 트럼프(아래 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미국 워싱턴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2020년 1월 15일 도널드 트럼프(아래 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미국 워싱턴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이처럼 트럼프 당선자가 자신의 '선(先)중국 방문' 옵션까지 제시하며 시 주석과의 만남을 서두르는 것은 정상 간 담판을 통해 집권 1기 때의 무역 합의를 하루빨리 이행하려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당시 트럼프 당선자는 2018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미중 무역전쟁을 촉발했다. 이에 중국도 보복 관세 부과로 맞섰고, 양국 간 협상은 난항을 거듭했다. 2020년 1월 두 나라가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했지만, 그 직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발발로 이행은 거의 멈춰 있는 상태다. 트럼프 당선자의 한 참모는 미국 CNN방송에 "트럼프 당선자는 자신과 시 주석의 관계가 미중 관계를 대체한다고 여기고 있다"며 "임기 초반에 시 주석과 '거래'를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17일 통화에서 미중 간 협상 의제도 사실상 확인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미중 무역 균형 △펜타닐 규제 △틱톡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 주석과 나는 세계를 더 평화롭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진핑 "대만 문제 신중 처리하길"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트럼프 당선자에게 '대만 문제의 신중한 처리'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이 미중 관계의 레드라인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또 "사정이 다른 두 강대국 간 일부 이견은 불가피하다"면서도 "핵심은 서로의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존중하는 것이고, 적절한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통신은 "시 주석과 되도록 빨리 만나고 싶다"는 트럼프 당선자의 발언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중국 역시 '트럼프 2기' 초반에 '정상 간 스킨십'으로 긴장 이완에 나설 생각이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셈이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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