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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연기→가자 공습 거쳐...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3시간 지각 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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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이 19일 오전 11시 15분(현지시간·한국시간 19일 오후 6시 15분)에야 가까스로 시작됐다. 당초 예정보다 3시간 가까이 늦은 '지각 발효'였다. '하마스가 석방 대상 인질 명단을 넘기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이 돌연 '휴전 연기'를 선언했던 탓이다.
그사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했고, 이로 인해 최소 13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더 숨졌다. 진통 끝에 가자지구 포성도 일단 멈추게 됐지만, 개전 470일 만에 이뤄진 이번 휴전은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살얼음판과도 같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19일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중동권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오전 11시쯤 성명을 내고 "휴전은 오전 11시 15분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휴전 발효 예정 시각보다 2시간 45분 늦게 휴전 합의 이행에 들어간다는 뜻이었다. '19일 오전 8시 30분부터 42일간 무력 공격을 중단한다'(1단계 휴전)는 내용을 포함한 '3단계 휴전안'이 시작부터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이스라엘은 '지연 책임'을 하마스에 돌렸다. 19일 오전 8시쯤 이스라엘은 "휴전 발효를 연기한다"고 밝혔는데, 하마스 측이 이날 오후 4시에 풀어줄 인질 3명의 명단을 통보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석방 24시간 전까지'를 명단 제출 시점으로 정한 휴전 합의를 하마스가 이행하지 않는 만큼 휴전도 개시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기술적 이유로 명단 공유가 늦어진다'는 하마스의 해명도 통하지 않았다.
곧바로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가자지구 공습이 또 시작됐다. 오전 9시 무렵, IDF는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 북부·중부의 하마스 테러 목표물에 대한 포격 및 무인기(드론) 공격이 수차례에 걸쳐 진행됐다"고 밝혔다. IDF는 전투기를 활용한 공습도 단행했다.
이대로 무산되는가 싶던 휴전은 2시간 후쯤에야 현실이 됐다. 하마스 무장 조직 알카삼 여단의 아부 오베이다 대변인은 IDF의 가자지구 공습 재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11시) 석방될 3명의 인질 명단을 공개했다. 로미 고넨(24), 에밀리 다마리(28), 도론 쉬탄바르 카이르(31) 등이다. 이스라엘은 비로소 '휴전 발효'를 공식화했다. IDF는 이날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20일 오전 12시 30분)쯤 성명을 통해 "적십자사가 이스라엘 인질 3명이 인계됐다고 전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하마스는 이날 인질 3명을 석방한 대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90명을 이스라엘에서 넘겨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 짧은 시간 동안, IDF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다쳤다. 양측의 불필요한 '신경전'이 빚어낸 비극이다. 지난 15일 휴전 합의 발표 이후, IDF의 공격으로 숨진 가자지구 주민은 130명이 넘는다.
우여곡절 끝에 첫발을 뗀 이번 휴전은 이스라엘 내부 정세에 따라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익·극우 연립정부 내 휴전 반대 목소리는 여전하다. 네타냐후 총리도 이를 의식한 듯 18일 "휴전 합의 2단계가 결실을 보지 못하면 이스라엘은 전쟁을 재개할 권리가 있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모두 이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 복귀 시 새로운 방식으로, 더 강력한 힘으로 임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또 2023년 11월 말 일주일간의 1차 휴전 당시 이스라엘이 서안지구 공습을 강화한 사실에 비춰, 이번에도 IDF의 군사적 고삐는 늦춰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종전의 현실화까지는 여전히 첩첩산중일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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