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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부작용 우려에 망설이기엔··· 뇌졸중·치매 부르는 고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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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고혈압학회에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고혈압 팩트시트 2024’를 보면, 국내 20세 이상 인구의 30%인 1,300만 명이 고혈압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65세 이상이 580만 명이었다. 고혈압이 있는 유병자 중 본인이 고혈압인 줄 알고 있는 경우는 77%였으며, 고혈압 치료제를 한 달에 20일 이상 복용한 치료율은 74%로 조사됐다. 고혈압 조절률은 59%로 연령이 높을수록 인지율과 치료율, 조절률은 모두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1990년대와 비교하면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고혈압 관리 수준이 빠르게 향상돼 다수의 고혈압 환자들이 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다. 최근 30년간 국내 연령표준화 심뇌혈관질환 사망률이 80% 가까이 감소했는데, 성공적인 혈압 조절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혈압의 유병률 자체가 크게 변하지 않았고,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고혈압 환자 수가 오히려 증가할 것이므로 앞으로도 혈압 관리의 중요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알리고 예방관리 프로그램을 꾸준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
외래에서 여러 번 혈압을 측정해 보고,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도 높은 것으로 나와 고혈압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어르신은 ‘나이가 들면서 여러 병이 생기는 것 같다’며 수긍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 정도는 혈압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신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설명해야 올바른 이해를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한다.
혈압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높아질 수 있다. 혈관 노화에 의한 경화와 이완 능력 저하, 혹은 교감신경 항진에 의해 혈관이 수축하는 경우, 체액이 많아져 그 자체가 혈압을 상승시키는 경우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고혈압이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혈압 약제는 흔히 사용하는 4가지 약제로 다양한 조합으로 치료를 시도한다. 혈압 약을 복용해 혈압을 낮게 유지 하는 것을 일차 목표로 하지만, 고혈압의 궁극적인 치료 목표는 고혈압으로 인한 장기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르신에겐 고혈압 치료는 뇌졸중, 심근경색, 신부전, 고혈압성 망막병증, 치매 등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높아진 혈압을 낮게 유지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한다.
물론 모든 약은 부작용이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에 약제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혈압을 낮추기 위한 약의 기전에 의해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몸이 높은 혈압에 오랫동안 적응된 경우에도 혈압이 낮아지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대체로 다른 계열의 고혈압 약제를 복용하면 이런 부작용은 해결할 수 있다. 혈압이 다소 내려오면서 발생하는 증상도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하게 된다.
약물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으로 다양한 만성질환의 치료를 망설이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고혈압 치료의 너무나 뚜렷한 임상적 이득이 수십 년 동안 증명돼 왔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런 부분을 이해시키려 노력한다. 초고령사회를 맞이해 정부와 학회 차원에서 다양한 만성질환에 대한 인식과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최정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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