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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도리도리' 멈추지 않아... 국회 측 주장 반박하다 '피식' 웃기도

입력
2025.01.21 17:35
수정
2025.01.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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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헌재 탄핵심판 첫 출석>
100분간 즉석 답변으로 입장 밝혀
단정한 머리와 옷매무새로 등장해
변론 초반 긴장한 듯 주위 살폈으나
특유의 양팔 뻗은 자세로 답변 눈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해 피청구인석에서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해 피청구인석에서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21일 오후 2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이 열린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는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방청석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자신의 탄핵심판에 모습을 드러낸 윤 대통령을 보기 위한 방청객들로 가득 찼고, 윤 대통령은 1시간 40여 분간 이어진 변론에서 틈틈이 방어권을 행사하며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남색 정장에 붉은 넥타이를 매고 오후 1시 58분쯤 심판정에 들어섰다. 서울구치소에선 수의를 입고 생활하지만, 공개변론 출석을 의식해 양복으로 갈아입었다. 2 대 8로 가르마를 탄 머리와 옷매무새는 체포 당시 공개된 영상보다 단정했고, 눈썹도 갈매기 모양으로 말끔하게 다듬은 듯했다.

윤 대통령은 초반엔 다소 긴장한 듯 손으로 얼굴을 자주 매만지고, 이리저리 시선을 옮겨가며 심판정을 살폈다. 오후 2시 정각 재판관들이 입정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양손을 다소곳하게 모으고, 의자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 앉았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피청구인 본인 나오셨습니까'라고 묻자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의견 진술을 희망하면 발언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문 권한대행의 말에 윤 대통령은 앉은 상태로 1분여간 말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원고 없이 즉석으로 "업무도 과중하신데 제 탄핵사건으로 또 고생하시게 해 재판관님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질문이 있으시면 답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이 "계엄 전에 거대 야당의 횡포로 국정이 사실상 마비상태였다"고 주장할 때는 입을 계속 오물거리거나 꽉 다문 채 집중하다가도 다소 졸린 듯 눈을 잠시 감았다 떴다를 반복했다. 의미 없이 고개를 양쪽으로 흔드는 특유의 '도리도리'도 멈추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국회 측이 심판정에서 계엄군의 국회 및 선거관리위원회 침투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재생할 때는 표정 변화 없이 모니터 화면을 응시했다. 국회 본관에서 계엄군과 보좌관 등이 대치하던 중 소화기가 분사되는 장면에선 작게 탄성을 내뱉기도 했다.

문 권한대행이 변론을 마치기에 앞서 윤 대통령을 직접 신문하려 하자 대리인들이 "예정에 없던 게 아니냐"며 반발했지만, 윤 대통령은 대리인들을 만류하며 "재판장께서 (신문)하시면 말씀드리겠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따금 양팔로 책상을 지지하거나 왼쪽 팔을 치켜들었고,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려 했다는 국회 측 주장을 반박할 때는 피식 웃는 모습도 보였다.

김진주 기자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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