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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 발언 쏟아낸 홍장원 “尹 좋아했지만… 떨어진 돌 맞은 기분”

입력
2025.01.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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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국조특위 1차 청문회 출석
"국정원장이 나를 사법적으로 매장"
"시민단체 고발에 검찰 조사받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방첩사와 국정원이 (정치인을) 수갑 채워 벙커에 갖다 놓는 일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 일이 매일 일어나는 나라가 하나 있습니다. 어디? 평양! 그런 일을 하는 기관은 어디? 북한 보위부! 이상입니다” (박수)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내란국조특위 1차 청문회서

12∙3 불법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인을 싹 다 잡아들이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최초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2일 국회에 출석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계엄 이전) 대통령을 좋아했고 시키는 일을 다 하고 싶었다”고 언급한 그는 윤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를 본인에게 지시한 것을 두고 “길 가다가 급발진하는 차에 치이거나 떨어지는 돌에 맞은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정보 관료로서 오랜 경험상 2차 계엄까진 아니더라도 2차 군사 개입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생각했다”며 그 근거로 체포 지시 명령에 불응한 본인은 곧바로 경질되고 나머지 방첩∙특전∙수방사령관 등 계엄수뇌부는 한동안 건재한 것을 들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홍 전 차장의 단호한 발언이 이어지자 청문회장에선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나는 경질됐지만 계엄군 수뇌부는 멀쩡… 위험 징조”

곽종근(왼쪽) 전 특전사령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뉴시스

곽종근(왼쪽) 전 특전사령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뉴시스

홍 전 차장은 이날 “(계엄 선포 사흘 후인) 12월 6일 오전 11시 30분쯤, 국회 정보위원장에게 2차계엄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2차 군사 개입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는 경질됐지만 당시 계엄수뇌부는 멀쩡했고 후임으로 지명된 국방장관 후보도 (경질된) 김용현 장관의 영향력 안에 있는 사람이었다”며 “대통령이 의지가 있고 계엄과 관련된 군 지휘관들이 모두 다 건재하다면 언제든지 다시 모빌라이즈(동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군 출신이라 그런데 첫 번째 (국회 무력 진압) 실패했는데 두 번째도 똑같은 방법으로 할까요?”라고 반문하며 “두 번째는 군인들이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2차)계엄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국정원장이 나를 사법적으로 매장”

홍장원(왼쪽)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뉴시스

홍장원(왼쪽)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뉴시스

이날 “홍 전 차장 경질은 본인의 판단”이라고 발언한 조태용 국정원장과 달리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의 뜻”이라고 맞섰다. 그는 “12월 5일 오후 4시쯤에 원장님이 부르셔서 집무실로 갔는데 평소처럼 굉장히 따뜻한 목소리로 사직서를 내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예’라고 말씀드렸는데 저도 궁금하잖아요. 그래서 일어나기 전에 이게 대통령의 뜻이냐고 물어봤다”고 했다. 그는 이어 “(조태용 원장이) ‘네’라고 대답은 안 하셨는데 대신 ‘정무직 인사는 누가 하겠습니까?’라고 했고 저는 그것을 대통령의 뜻이라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장은 인사제청권만 있고 인사권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법 11조에 보면 국정원 직원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면 징역 7년에 처할 수 있다”며 “국정원장이 이례적으로 12월 6일 기자회견에서 ‘홍 차장을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경질했다’고 한 것은 저보고 죽으라는 거다. 사법적으로 매장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차장은 이날 시민단체로부터 지난달 8일 ‘정치중립위반’으로 고발당해 피의자로 검찰에 출두하라는 통보를 받은 사실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정도면 저는 국회 공익제보자로 보호를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또 계엄 당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통화를 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제가 환갑이 지났지만 한동훈 대표하고 얼굴도 본 적이 없고 전화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정승임 기자
권우석 인턴 기자
임주영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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