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에 남긴 편지서 "미국에 번영·평화 주기를"

"전 세계가 백악관에서 안정 찾길"
임기 동안 행운 가득하라고 기원
트럼프 "영감 주는 좋은 편지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남기고 간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후임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번영하는 시기가 되길 기대한다"는 편지를 남겼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퇴임할 때 후임자에게 손으로 쓴 편지를 전달하는 전통이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일인 지난 20일 백악관 집무실에 도착한 뒤 바이든 전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 내 '결단의 책상' 서랍에 넣어 둔 편지를 발견했다. 흰색 봉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숫자 '47'이 적혀 있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편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4년 동안 미국이 번영하고 평화롭기를 기원했다. 그는 "역사의 피할 수 없는 폭풍 속에서 미국 국민,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백악관에서 안정을 찾길 바란다"며 "향후 수년이 미국에 번영과 평화, 은혜의 시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어 "향후 4년간 당신과 당신의 가족에게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한다"고도 썼다.

이 서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영감을 주는 유형의 편지였다"고 언급했다. 또 "즐기면서 일을 잘 하라는 내용이었고, (대통령의)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는 내용이었다"며 "나는 그것이 좋은(Nice) 편지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에게 손 편지를 남기는 미국의 전통은 1989년 1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마치며 새로 취임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면서 시작됐다. 이 전통은 이후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버락 오바마, 트럼프(1기)를 거쳐 바이든 전 대통령으로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