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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4명 중 1명 가입한 '연 9%대 적금 효과' 상품, 나도 신청해볼까

입력
2025.02.02 07: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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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하락기 주목받는 청년도약계좌
올해부터 정부 기여금 더 많이 지급돼
부분 인출 가능하고, 금융 컨설팅 제공도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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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출금리는 그대로인데 수신금리만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지난해 말부터 은행들이 정기 예·적금 금리를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했거든요. 새해맞이 특판 상품도 올해는 유독 잘 보이지 않아요. 실제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액적립식 적금은 기본금리 연 2.5~3.4% 수준에, 최고금리도 연 4%를 넘는 상품이 전무합니다. 가입 기간을 늘려봐도 마찬가지죠.

이런저런 투자에 뛰어들 종잣돈조차 없는 청년들은 더욱 막막할 것 같은데요. 지금 같은 금리 하락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청년용 목돈 만들기 정책 상품이 있습니다. 은행보다 높은 금리에 장기간 돈을 묶어둘 수 있고, 정부가 추가로 돈을 보태주기까지 해요. 최종적으론 연 8~9%짜리 적금에 가입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죠. 아직 만 35세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늦기 전에 ‘청년도약계좌’ 신청에 도전해볼까요?

‘4개 조건’ 충족해야 자격 주어져요

청년도약계좌는 청년들의 중장기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2023년 6월 처음 출시됐어요. 월 최대 70만 원씩 5년간 적립하면 이자와 정부 기여금을 더해 만기 때 5,000만 원을 돌려 받도록 설계한 상품이에요. 지갑 사정이 빠듯한 달 납입을 건너 뛰어도 계좌는 유지되고, 이자소득에 세금도 매기지 않아요.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말까지 누적 157만 명이 청년도약계좌를 만들었어요. 가입 가능한 청년이 약 6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4명 중 1명은 이 계좌를 갖고 있는 셈이에요. 가입 조건은 총 4개입니다. 먼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①나이가 계좌 개설일 기준 만 19~34세여야 해요. 대신 병역을 이행한 경우 그 기간만큼(최대 6년) 뺀 나이를 적용하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35세 이상도 가입이 승인될 수 있어요.

나머지는 소득 관련 조건이에요. ②개인소득 총급여액이 7,500만 원 이하(종합소득금액 6,300만원 이하)인 경우만 가입돼요. 육아휴직 급여나 군 장병 급여는 인정하지만, 이외 비과세 소득만 있는 경우는 안됩니다. 또 ③가구소득이 중위소득 250% 이하에 해당해야 합니다. 상반기까지는 직전 과세기간 소득이 확정되지 않아서 전전년도 소득을 기준으로 보는데요, 참고로 2023년 1인가구 기준 중위소득 250%는 연 6,233만6,760원, 2인가구는 1억368만4,650원이에요. 마지막으로 직전 3년간 한 번이라도 금융소득(이자소득+배당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해 ④‘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었다면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가구당 계좌 개설 제한은 없기 때문에 개인별 요건을 충족했다면 부부 각각 가입도 가능해요. 일단 납입을 시작했다면 이후 소득이 늘거나, 중도에 소득이 없어진 경우에도 가입을 취소하지 않습니다. 국세청 소득 신고를 통해 소득금액을 증명할 수 있는 거주자(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둘 것)라면 국적에 상관 없이 외국인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요. 단 외국인 가입자는 정부 기여금은 받을 수 없고 이자소득 비과세만 적용된다고 해요.

청년도약계좌 금리 및 대출한도. 그래픽=신동준 기자

청년도약계좌 금리 및 대출한도. 그래픽=신동준 기자


정부 기여금 월 최대 2만4,000원→3만3,000원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혜택’이겠죠. 청년도약계좌 가입자는 60개월 동안 매월 1,000원부터 70만 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어요. 금리는 3년 고정, 2년 변동으로 취급 은행 11곳(NH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KB국민·아이엠·부산·광주·전북·경남은행)이 자율 결정하는데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 공시를 통해 한눈에 비교할 수 있어요. 현재는 기본금리 연 3.8~4.5%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연 6%(연 소득 2,400만 원 초과자는 최대 연 5.5%)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청년도약계좌만의 특장점은 총급여 6,000만 원 이하까지 구간별로 차등 지원되는 정부 기여금이죠. 정부가 주는 돈에도 기본금리가 적용돼 이자가 발생해요. 심지어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이 보조해줍니다. 그간 청년도약계좌는 가입자의 연 소득이 2,400만 원 이하인 경우 월 납입액 40만 원까지 6%인 최대 2만4,000원을 지급했어요. 또 연 소득 3,600만 원 이하는 납입액 50만 원까지 4.6%(최대 2만3,000원), 연 소득 4,800만 원 이하는 60만 원 한도로 3.7%(최대 2만2,200원) 6,000만 원 이하는 70만 원까지 3%(최대 2만1,000원)를 저축액에 보태줬죠. 그런데 올해부터는 매칭한도를 초과하는 납입분에 대해서도 3%를 더 지원해준대요.

가장 많은 기여금을 받는 개인소득 2,400만 원 이하 가입자 A씨를 예로 들어 볼게요. 원래는 매달 최대 납입액인 70만 원을 넣어도 40만 원까지만 6%(월 2만4,000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제도 개선으로 초과분인 30만 원에도 3% 기여금이 붙어 9,000원을 더 받게 됐죠. 계산해보면 A씨가 만기 때 수령하는 금액은 기존보다 최대 60만 원 늘어나고, 일반 적금상품 기준으로 환산한 수익 효과도 연 최대 8.87%에서 9.54%까지 높아진다는 게 금융위원회의 설명이에요. 기여금 지급 여부와 규모는 개인소득 변동에 따라 1년 주기로 재산정되고, 가구원 변동에 따른 예기치 못한 불이익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가구소득 변동은 반영하지 않아요.

월 70만 원 납입시 정부 기여금 지급액. 그래픽=신동준 기자월 70만 원 납입시 정부 기여금 지급액. 그래픽=신동준 기자

월 70만 원 납입시 정부 기여금 지급액. 그래픽=신동준 기자월 70만 원 납입시 정부 기여금 지급액. 그래픽=신동준 기자


중도 해지해도 이득… 신용점수 가점까지

그럼에도 가입을 주저하게 하는 건 가입기간이에요. 앞으로 5년간 얼마든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정부도 청년들의 고민을 감안해 중도해지 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는 만기 5년을 모두 채우지 못하더라도 계좌를 3년 이상 유지했다면 비과세를 적용하고, 정부기여금도 일부(60%) 지원해요. 3년간 개인소득 연 2,400만 원 이하 가입자가 기본금리 4.5%로 매월 70만 원을 납입하면 연 최대 7.64%짜리 적금에 가입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거예요.

꼭 해지하지 않아도 돼요. 만기 전 부분인출서비스도 가능해졌거든요. 단 가입기간이 2년 이상이어야 하고 납입 원금의 40% 이내에서 뽑아 쓸 수 있어요. 은행별로 적금담보부대출도 마련돼 있어 이미 넣어둔 적금을 담보로 정해진 한도 내에서 돈을 빌릴 수도 있어요. 참고로 청년도약계좌의 가입 유지 비율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86.3%로 꽤 높은 편이랍니다.

이 외 숨은 보너스 혜택도 알려드릴게요. 청년도약계좌를 2년 이상 유지하고, 800만 원 이상 납입하면 개인 신용평가 점수가 5~10점 이상 자동으로 주어져요. 지난해 말 새로 생긴 ‘원스톱 청년 금융 컨설팅 센터’를 통해선 맞춤형 자산관리 상담까지 받을 수 있어요. 청년도약계좌 홈페이지에 접속해 클릭 몇 번만 하면 쉽게 신청이 가능합니다. 먼저 엑셀 표로 구성된 ‘자산현황 보고서’를 직접 작성해보며 기초적인 재무 진단을 한 다음, 시중은행 담당자나 서민금융진흥원 신용 부채 컨설턴트 등 전문가와 대면 상담 약속을 잡으면 돼요.


청년도약계좌 홈페이지 메인 화면 하단에 '청년금융 컨설팅 센터' 안내가 나와있다. 청년도약계좌 홈페이지 캡쳐

청년도약계좌 홈페이지 메인 화면 하단에 '청년금융 컨설팅 센터' 안내가 나와있다. 청년도약계좌 홈페이지 캡쳐


은행앱에서 가입 신청… 2월 일정은?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은 매월 정해진 기간 영업일(오전 9시~오후 6시 30분)에 11개 취급은행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할 수 있어요. 이후 서민금융진흥원이 비대면으로 개인소득, 가구소득 요건을 확인하고, 신청 은행을 통해 가입 가능 여부를 안내합니다. 그다음 계좌 개설을 진행하면 돼요. 가입 신청은 여러 은행에 해도 되지만, 실제 계좌 개설은 한 곳만 골라야 합니다.

보통 월말쯤 다음 달 가입 일정이 공지돼요. 2월 가입 신청 기간은 3일부터 14일까지입니다. 1월 초 신청 기회를 놓친 분이라면 꼭 기억했다가 다시 두드려보세요.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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