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원장에 김태업… 난입 폭력 사태 속 '원포인트' 인사

대표적인 형사법 전문가 꼽혀
"사태 원만한 수습 위한 인사"

김태업 신임 서울서부지법원장. 대법원 제공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입·폭력 사태를 겪은 서울서부지법 신임 법원장에 김태업(57·사법연수원 25기)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임명됐다. 공석인 서울서부지법원장 자리를 신속히 채워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원포인트' 인사다.

대법원은 26일 김 부장판사를 서울서부지법원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31일자로 단행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시위대의 법원 청사 불법 침입 및 난동이라는 사법부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서부지법의 법원장 공석 상태를 최대한 빨리 해소해 정상적인 사법행정시스템을 복원하고, 이를 통해 이번 사태의 신속하고 원만한 수습 및 조직 안정을 도모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울서부지법원장 자리는 정계선 전임 법원장(현 헌법재판관)이 지난달 헌법재판관 후보로 추천된 후 공석이었다.

김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해 1993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9년 전주지법을 시작으로 의정부지법, 서울중앙지법 등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했고, 서울남부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냈다.

김 부장판사는 법원 내 형사법 전문가로 평가된다. 그는 서울중앙지법 합의부 재판장 시절인 2018년 9월, 필리핀 현지인을 고용해 한국인 사업가를 살해한 혐의(살인교사)로 재판에 넘겨진 신모씨에게 징역 24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현지인 살인범이 검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인 교사범을 처벌한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08년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에도 3년간 형사 심층 사건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탁월한 전문성과 풍부한 사법행정 경험을 토대로 신속·공정한 재판을 구현하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서울서부지법을 제외한 각급 법원장 인사는 예정대로 이달 31일 발표할 예정이다. 부임일자는 다음 달 10일이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서부지법이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충실히 보장하는 본래의 사법기능을 신속하게 회복해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