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난입해 방화까지 시도한 10대... 경찰, 구속영장 신청

방화 관련 혐의 적용은 처음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격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한 19일 법원 외벽과 유리창이 파손돼 있다. 박시몬 기자

'1·19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 당시 법원에 들어가 불을 지르려 한 10대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4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공동건조물침입·특수공무집행방해·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를 받는 1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틀 전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이 이번 사건에서 방화 관련 혐의를 적용한 건 처음이다.

A씨는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격분해 법원에 침입해 집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피웠던 지지자 중 한 명이다.

당시 촬영된 영상 등엔 A씨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또 다른 남성에게 노란색 통을 건네받으며 "기름이 나오냐"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이어 그가 종이에 불을 붙인 뒤 그 종이를 깨진 법원 창문 안으로 집어넣고 현장을 떠나는 모습도 있다. 이보다 앞선 시간대에 촬영된 다른 영상에서도 이 남성이 포착됐다. 폭동 행렬 맨 앞줄에서 방패를 든 경찰 무리와 대치하던 남성은 검지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면서 시위대에 무언가 소리치거나, '이쪽으로 오라'는 듯 손을 휘젓는다. 그러더니 다른 무리들과 함께 경찰 병력을 힘으로 밀어 무너뜨린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 자료와 현장 감식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불법행위자를 특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했다.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인원은 법원에 난입한 44명, 윤 대통령 영장심사를 마치고 과천으로 복귀하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팀을 위협하면서 차량을 부순 10명, 취재진을 때린 1명, 법원 담을 넘은 1명, 경찰관을 폭행한 2명, 7층 판사실 출입문을 부수고 난동을 부린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의 특임 전도사 1명까지 모두 59명이다.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