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난동' 방화 시도한 10대 '투블럭 남성' 구속

"도망할 염려 있어" 영장 발부
10대는 처음... 총 61명 구속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 서부지법에 지지자들이 진입해 소화기를 뿌리며 난동을 부리고 있다. 뉴스1

'1·19 서부지법 난입 폭력 사태' 당시 방화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 10대 남성이 구속됐다. 이번 사건으로 미성년자가 구속된 건 처음이다.

서부지법 강영기 판사는 25일 특수공무집행방해, 공동건조물침입,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를 받는 1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 판사는 소년으로서 구속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19일 새벽 서부지법에 침입해 방화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당시 검정 코트를 입고 눈에 띄는 '투블럭' 헤어스타일을 해 온라인에서 이른바 '투블럭 남'으로 불리고 있다.

범행 당시 촬영된 영상 등에는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다른 남성에게 노란색 통을 건네받으며 "기름이 나오냐"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이어 그가 종이에 불을 붙인 뒤, 그 종이를 깨진 법원 창문 안으로 집어넣고 현장을 떠나는 모습도 확인됐다. 앞선 시간대에 촬영된 다른 영상에서도 A씨가 포착됐다. 해당 영상에서 A씨는 폭동 행렬 맨 앞줄에서 방패를 든 경찰 무리와 대치하던 중 시위대에 무언가 소리치거나, '이쪽으로 오라'는 듯 손을 허공에 휘젓는다. 이후 다른 무리들과 함께 경찰 병력을 힘으로 밀어 무너뜨리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22일 A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긴급체포해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 자료와 현장 감식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불법행위자를 특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법원은 A씨와 함께 서부지법 난동 사건과 연관된 다른 피의자 1명도 함께 구속했다. 법원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B씨에 대해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두 명의 추가 구속으로 서부지법 난입 사태 관련 구속 인원은 총 61명으로 늘었다. 앞서 법원에 난입한 44명, 윤 대통령 영장심사를 마치고 과천으로 복귀하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팀을 위협하면서 차량을 부순 10명, 취재진을 때린 1명, 법원 담을 넘은 1명, 경찰관을 폭행한 2명, 서울서부지법 내 7층 판사실 출입문을 부수고 난동을 부린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특임 전도사 1명까지 모두 59명이 구속됐다.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