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딥시크 충격'에 롤러코스터 탄 美 증시… 긴 연휴 마친 국내 시장 '여진 우려'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설 연휴 사이 미국 증시의 기록적인 폭락을 몰고 온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 쇼크'는 국내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긴 휴장 덕에 폭풍은 피해갔지만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진 데다 반도체 등 국내 산업에도 불똥이 튈 수 있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빅테크에 쏠린 자금이 신흥국으로 옮겨와 국내 금융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30일 증권업계는 나흘간의 휴장을 끝내고 이튿날(31일) 문을 여는 국내 증시가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난 27일 저비용·고성능을 내세운 중국 AI 모델 딥시크가 공개되자 미국 나스닥 지수는 3% 넘게 폭락했다. AI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가 17% 폭락할 정도로 충격이 컸다. 엔비디아는 다음 날(28일) 8% 반등해 충격을 회복하는 듯했으나 29일 다시 4% 급락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의 충격이 컸던 것은 미국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빅테크 업체들의 경쟁력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져줬기 때문이다. 딥시크는 오픈AI와 구글 같은 미국 빅테크보다 훨씬 적은 투자 비용으로 비슷한 결과물을 내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등 매그니피센트7(M7·미국 7대 기술기업) 중심으로 미국이 만들어낸 AI 투자 사이클에 의심을 키우고 흠집을 냈다"고 딥시크 사태를 평가했다.
국내 기업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딥시크가 기존 AI 산업 투자 효율성 등에 의문을 갖게 하면서 기존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속한 삼성전자와 SK이노베이션의 업황에도 불확실성이 생겨서다.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유추할 수 있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의 29일(현지시간) 종가는 연휴 직전(24일) 대비 2.65% 내려갔다.
다만 국내에 미칠 딥시크발 여진의 강도가 미국처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설 연휴로 휴장한 나흘이란 시간 동안 충격이 상당 부분 완화된 덕분이다. 미국에서도 딥시크 개발 비용이 어떤 기준으로 계산됐는지 등을 정확히 분석하고 성능을 제대로 검증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충격 강도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31일 증시에 또 다른 변수로 예상됐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역시 시장 예상대로 4.25~4.50% 동결로 결정돼 그 영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AI 산업의 확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후발주자의 경쟁 촉발이 소비자 효용과 후생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내면, 오히려 AI '슈퍼 사이클'(초호황기) 파동이 더 진폭을 키우면서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큰 변동성을 안은 채 핵심 AI 기업의 주가는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국내 증시에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나스닥에 수년간 집중됐던 글로벌 유동성 쏠림 완화로 이어져 신흥국, 신흥 아시아 증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미국 빅테크발 시장 변동성을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딥시크 출현을 두고 "미국 빅테크 주가 고평가 우려 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애플을 시작으로 다음 달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 엔비디아 등 미국 AI 선두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