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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음모론 법정서 판판이 깨지자..."대법원이 은폐" 억지주장 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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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총선 패배에 불복해 선거무효 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대리인들이 오히려 "대법원이 부정선거를 은폐했다"며 억지 주장을 편 책이 교보문고 온라인 일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31일 교보문고 온라인 일간 베스트셀러 1위엔 'STOP THE STEAL 대법원의 부정선거 은폐기록'이 올랐다. 같은 날 이 책은 온라인서점 YES24의 베스트셀러 주간 종합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책은 다음 달 5일 출간 예정인데 예약주문이 몰린 것이다.
'STOP THE STEAL'은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패배한 뒤 트럼프 지지자들이 패배를 승복하지 않고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내건 슬로건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면서 차용했다.
교보문고 리뷰란에는 "그C님(그라운드C) 추천으로 샀다" "부모님과 좌파 탄핵 찬성 친구에게 강제 독서시키기 위해 3권 구매했다"는 등의 리뷰가 1,000건 넘게 달리기도 했다. 극우 유튜브 등의 소개가 판매 급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저자는 도태우·박주현·윤용진·현성삼 변호사로, 이들은 2020년 21대 총선 인천 연수을 선거무효소송에서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대리인을 맡았다.
당시 선거에서 민 전 의원은 4만9,913표를 얻어 5만2,806표를 얻은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2,893표차로 패배했다. 민 전 의원은 개표 초반 자신이 정 의원보다 앞섰지만 사전투표 결과가 합산돼 패배했다며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민 전 의원은 QR코드 전산 조작, 이상 투표지 등을 주장하며 선거 무효소송까지 제기했으나 2022년 7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온라인 서점 구매 페이지의 목차 등을 미루어 볼 때 이번에 출간될 책은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에 불복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이어가는 내용으로 보인다. 이 책에서 민 전 의원은 '재판만 잘 됐으면 계엄은 없었다'는 제목의 발문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부정선거의 증거라고 주장하는 내용들은 이미 과거 수차례 검증을 거쳐 논파된 사안이다.
2020년 총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개표 전 과정을 공개 시연하며 총선 당시 사용된 기계를 일일이 분해하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외부 해킹 가능성'을 반박했다. 재판부는 민 전 의원이 위조 투표지라고 주장한 122장을 선별, 민 전 의원이 추천한 전문가를 감정인으로 세워 인쇄 상태를 살펴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정 의원이 128표가 줄고 민 전 의원은 151표가 줄었지만 표 차이만 줄었을 뿐 당락이 바뀌지 않았다.
민 전 의원 측이 '중국에서 저가로 사전투표를 위·변조한 결과'라고 주장한 지역구 투표지에서 푸른색의 비례대표 투표지가 중복 인쇄되거나(배춧잎 투표지), 여백이 중앙이 아닌 한쪽에 기울어져 나타난 투표지(여백이상 투표지), 투표관리관인이 뭉개진 투표지(일장기 투표지), 화살표가 박힌 투표지(화살표 투표지) 등에 대해 선관위는 시연을 통해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임을 입증했고, 대법원도 사소한 실수나 단순 기계적 오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수많은 사람의 감시하에 (진행되는 투개표 과정에서) 원고 주장과 같은 부정한 행위를 하기 위해선 고도의 전산기술과 해킹 능력뿐 아니라 대규모 조직과 이를 뒷받침할 막대한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원고(민 전 의원)는 부정선거를 실행한 주체가 누구인지조차 증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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