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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중국 국가 주도 벤처와 무관"… '베일 속' 창업자 량원펑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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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전 세계에 충격파를 안기면서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40)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대중에 노출되지 않은 탓에 몇 가지 이력 외에는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어 더 큰 호기심을 자아낸다.
혜성처럼 등장한 '중국 토종파' 량과 딥시크를 두고 중국에선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책이 성과를 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와 정반대로 딥시크는 중국의 국가 주도 벤처 캐피털 산업 테두리 밖에서 생겨난 '별종'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1985년생 량은 중국 광둥성 잔장시에서 태어난 중국 토종 인재다. 초등학교 교사 부모 슬하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그는 중·고교 시절 수학 과목에서 빼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량의 중학교 시절 담임 교사는 "량은 이미 중학교 때 고교 수학을 마치고 대학 수준의 수학을 공부했다"고 전했다.
량은 만 17세인 2002년 대입고사 수석으로 항저우의 공학 분야 명문대인 저장대에 입학했다. 항저우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본사 등이 위치한, 첨단 정보기술(IT)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량은 저장대에서 2007년 전자정보공학 학사, 2010년 정보통신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0년에는 'AI 감시 카메라의 지능형 추적 알고리즘 개선'과 관련된 석사학위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때 량이 이미 중국 AI 분야 발전 흐름을 파악했다는 평도 있다.
해외 유학이나 글로벌 기업체 근무 경력이 없는 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금융 투자 '퀀트 트레이딩'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대학 친구 2명과 퀀트 전문 헤지펀드 '하이 플라이어'를 창립했다.
량은 2019년 AI 딥러닝 플랫폼을 개발하는 부서를 회사 내부에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투자 기법을 정교화하기 위해 만든 부서가 딥시크의 출발점이 된 셈이다. 2021년 회사는 최대 1,000억 위안(약 20조 원) 규모 자산을 관리하며 몸집을 불렸다. 이후 량은 2023년 5월 헤지펀드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과 함께 딥시크를 창업했고, 불과 1년 8개월 만에 AI 모델 'R1'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산업 판도를 뒤흔들었다.
'딥시크 쇼크'에 중국은 한껏 고무됐다. 현지 매체들은 량이 춘제(중국의 설)를 맞아 고향인 광둥성 잔장시 우촨을 방문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고향 곳곳에는 그를 환영하는 현수막도 내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량은 지난달 29일 전후로 고향을 방문한 것 외에는 공개 행보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딥시크의 성취는 그간 중국 정부가 자국 기술 분야 육성에 쏟아부은 막대한 지원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호주 시드니공과대 과학정책연구원인 마리나 장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딥시크가 AI 교육과 인재 개발에 대한 정부 투자, 연구 보조금 등의 혜택을 받았을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가 주도하는 국가 딥러닝 기술 공학연구소 같은 국가 지원 이니셔티브가 AI 전문가 수천 명을 양성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도리어 딥시크는 국가 주도형 산업을 벗어난 결과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딥시크는 중국의 수많은 정부 지원 연구 기관이나 국영 기업에서 배출되지 않았다"며 "(중국 내) 가장 공격적인 양적 사모펀드 중 하나로 유명했던 하이 플라이어는 중국 규제 기관과 자주 다투었다"고 전했다. 딥시크 창업도 중국 정부가 투기성 금융 거래를 규제한 데 따른 대응책이었다는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도 "딥시크는 국가 지원이 없는 사기업으로, 바이두 같은 다른 빅테크 업체의 영향도 받지 않았다"며 "량은 오히려 중국이 최첨단 AI 혁신을 선도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고 짚었다.
실제로 량은 지난해 7월 중국 싱크탱크 차이나아카데미와 인터뷰에서 "수년간 중국 기업들은 다른 곳에서 개발된 기술 혁신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데 익숙해져 있지만,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빠른 이익이 아니라 생태계 성장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챗GPT가 출시됐을 때 중국 산업 전체는 혁신을 추진할 자신감이 부족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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