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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문 연 트럼프발 관세 전쟁, 한국도 발등에 불 떨어졌다

입력
2025.02.03 00:10
27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 중국산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과 국경을 맞댄 두 나라가 사실상 불법 이민자와 마약인 펜타닐 유입을 방관하고 있고, 중국은 펜타닐 원료까지 공급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곧바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55조 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반격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보복 관세를 지시했다. 중국 역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상응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포문이 열리며 전 세계가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리는 모양새다.

한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멕시코를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기지로 활용해온 삼성전자 기아차 LG전자 LS전선 등은 직격탄을 맞을 처지다. 캐나다에 진출한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뿐 아니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멕시코와 동맹국인 캐나다에도 무차별 관세를 부과한 사실이다. 미국과 FTA를 맺은 동맹 한국도 예외가 아니란 얘기다. 한국은 미국의 8대 무역적자국이기도 하다. 다음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비상한 대책을 강구해 트럼프 정부와 양자 협상을 서둘러야 한다. 수출이 최대 60조 원 감소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미 일본은 발 빠르게 정상회담까지 연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경제적 수단을 동원한 트럼프발 관세 전쟁은 전 세계에 적잖은 충격과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다. 물가를 자극하고 인플레이션과 소비자 부담을 키울 수도 있다. 30년 이상 이어져 온 WTO 체제에 사실상 종언을 고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기존 국제 통상 질서가 무너지고 다극 체제로 재편되면 최대 피해자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 국가 주도 수출 지원 정책으로 급성장한 한국의 성공 공식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진단처럼 씨름에서 수영으로 글로벌 경제의 종목과 룰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 한국 경제도 환골탈태할 준비를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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