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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정부효율부, 경험 없는 19~24세 엔지니어 6명이 좌지우지"

입력
2025.02.03 17:18
수정
2025.02.0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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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드 "젊은 6인이 '핵심' 꿰차
이미 인사관리처 등 시스템 장악"
"감시할 기관도 없다" 우려 커져

지난해 12월 14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가운데) 테슬라 최고경영자, JD 밴스 부통령이 메릴랜드주 랜도버에서 열린 육군 대 해군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랜도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4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가운데) 테슬라 최고경영자, JD 밴스 부통령이 메릴랜드주 랜도버에서 열린 육군 대 해군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랜도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내에서 수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돕는 핵심 인력은 '6명의 젊은 엔지니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정부 업무 관련 경험이 적거나 아예 없는데도, 연방정부 구조 조정 등 국가 운영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DOGE의 권한은 날로 확대되고 있어, 적절한 감시·통제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DOGE, '연간 5조 달러' 재무부 결제 접근권"

미국 기술전문매체 와이어드는 2일(현지시간) DOGE 데이터베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록 등을 토대로 "19~24세의 엔지니어 6명이 DOGE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대부분은 머스크 소유 회사의 인턴 출신이며, 일부는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최소 2명은 머스크의 친구인 피터 틸과 장학금 등으로 연결돼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틸은 주로 정부 프로젝트로 돈을 버는 미국 최대 방산 기술 기업 팔란티어의 회장이다.

문제는 이른바 '핵심 6인방'의 적격성이다. DOGE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정부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효율성·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게 주요 임무다. 하지만 DOGE 수장 머스크를 돕는 6명은 정부 업무를 맡은 경험이 거의 없고, 공식 직책도 모호하다. 그런데도 이미 연간 5조 달러(약 7,300조 원)를 집행하는 미 재무부의 결제 시스템 접근권을 손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관리처(OPM), 일반조달청(GSA) 등의 통제권도 장악한 상태라고 한다. 와이어드는 "수천만 명의 시민, 기업과 관련한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맨 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2월 5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입장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맨 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2월 5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입장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최고 갑부가 정부기관 '적대적 인수' 한 셈"

게다가 DOGE는 점점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달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DOGE 내 머스크 측근들은 OPM을 장악한 뒤, 일부 직원의 전산 시스템 접근을 차단했다. 해외 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 보안 책임자 2명은 최근 기밀 자료의 DOGE 제공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정직 처분을 당했다. 와이어드는 "(6인방 중 한 명인) 노스이스턴대 재학생 에드워드 코리스틴에 대해 GSA 직원들은 '정부 이메일이 아닌 개인 이메일로 내부 회의에 참여 중이고, 직원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증언한다"고 전했다.

DOGE를 장악한 '머스크 이너서클'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돈 모이니한 미시간대 공공정책학 교수는 "공직자가 아닌 사람들이 정부의 가장 민감한 데이터에 접근하고 있는데, 이를 감시할 기관이 없다"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개인이 정부 운영 기구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한 듯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닉 베드나 미네소타대 법학 교수도 "그들은 거대 기관의 복잡한 행정적·법적 요구 사항을 이해할 능력이 부족하다"며 결과적으로 보안 위험과 권력 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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