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 “미국, 캐나다 대상 관세 부과 30일 유예”

멕시코 이어 트럼프에 마약 차단 약속
북미 3국 간 파국 피해… 中과도 대화

쥐스탱 트뤼도(가운데) 캐나다 총리가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타와=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4일(현지시간) 시행될 예정이던 미국의 캐나다산 수입품 대상 25% 관세 부과가 최소 30일간 유예될 것이라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3일 발표했다.

멕시코에 이어 캐나다 대상 관세 부과까지 시행 하루 전에 전격 연기되며 파국적인 북미 3개국 간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 개시는 일단 극적으로 피할 수 있게 됐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미국의 관세 부과 시행 유예 사실을 밝힌 뒤 그 대가로 캐나다가 △국경 보안에 많은 투자를 하고 △조직 범죄와 펜타닐(마약), 자금 세탁에 맞서기 위한 캐나다·미국 합동 타격군을 창설하는 한편 △마약 문제를 담당하는 ‘펜타닐 차르(총괄 책임자)’를 임명하고 △미국과 함께 마약 카르텔을 테러 집단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국경 강화 계획에 13억 달러를 투입하고 국경에 마약 차단을 위한 인력 1만 명을 파견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뤼도 총리 발표는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뤼도 총리와 1차로 전화 통화를 했으며 오후 이날 두 번째 통화를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에 대해서는 이날 오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한 뒤 한 달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그 이유로 멕시코가 마약 및 불법 이주민 단속을 위해 국경 지역에 1만 명의 군인을 즉각 파견키로 했다는 점을 들었다. 멕시코는 캐나다와 함께 북미 3국 간 자유무역협정인 USMCA의 파트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행정명령을 통해 캐나다, 멕시코에 각 25%,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이달 4일부터 부과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對)중국 관세와 관련해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4시간 안에 통화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