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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허 트럼프 '관세전쟁', 결국 중요한 건 소통

입력
2025.02.05 00:10
27면

2019년 6월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따로 만나 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년 6월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따로 만나 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미중 정면 충돌로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강행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산 상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시행 직전 전격 유보한 것과 대조된다. 중국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석탄과 원유 등에 15%, 농기구와 차량엔 10% 보복 관세를 추가키로 했다. 또 텅스텐과 텔루륨 등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고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조사에도 착수했다.

미중도 협상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관세전쟁 전선은 오히려 확대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을 겨냥, “미국이 막대한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며 “분명히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EU 국가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 채 강력 대응 목소리를 높였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가 다음 타깃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예측 불허 상황은 한국에도 위기의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민관이 하나가 돼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나 위기 속엔 늘 기회도 숨어 있다. 실제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유보된 과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트럼프가 관세 부과 이유로 밝힌 불법 이민과 마약 펜타닐 문제에 대해 두 나라가 발 빠르게 대응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캐나다는 마약 문제를 다룰 ‘펜타닐 차르’를 임명하고 국경선 강화에 13억 달러와 인력 1만 명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멕시코도 국경 지대에 1만 명의 군인을 파견하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당초 관세 부과 자체를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봤고, 소기의 목적을 이루자 전격 유보한 셈이다. 예상하지 못한 충격과 공포로 상대방을 압박한 뒤 자신이 원하는 걸 얻어내는 소위 ‘미치광이’ 전략이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트럼프 파고도 얼마든지 극복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식으로 소통과 협상만 잘해도 큰 위기는 피할 수 있다. 물론 트럼프와 당당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국가 리더십부터 하루빨리 다시 세우는 게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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