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엔 팔레스타인 구호기구 탈퇴 명령… "팔 주민 가자 밖으로 이주시켜야"

"유엔, 현재 잠재력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요르단·이집트로 가자 주민 이주" 주장도

1일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가자지구 칸유니스에 도착해 군중의 환영을 받고 있다. 칸유니스=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UNHRC)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서 탈퇴하라고 행정부에 명령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미국의 국제기구 예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한다는 방침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항상 유엔이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느꼈으나 현재는 이런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솔직히 그것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UNHRC는 유엔 내 인권 관련 최고 의결 기구로, 전 세계 각국의 인권 침해를 조사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1949년 유엔 산하에 설립된 UNRWA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등에서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자지구의 모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자지구는 사람이 살 곳이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어떻게 잔류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들이 새롭고 아름다운 부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이 그 땅을 재건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돈을 대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요르단이나 이집트 등 인근 국가에 이주 지역을 조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자금을 지원하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낼 것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난 지역에 돈을 댈 사람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