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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얼음 조각은 '우리 사회의 자화상'

입력
2025.02.10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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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한강에서 오후의 따뜻한 햇볕을 받아 떨어져나온 얼음 조각들이 다리 교각 부근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꽁꽁 얼어붙은 한강에서 오후의 따뜻한 햇볕을 받아 떨어져나온 얼음 조각들이 다리 교각 부근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입춘이 무색하게도 매서운 한파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은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지만 오후에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자 단단했던 얼음덩이들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하얗게 빛나던 얼음들은 점차 그 형태를 잃어갔고 부서지고 흩어져 물 위를 표류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그 조각들은 한강 다리 교각 부근에 모여들었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 모습은 다양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 같았다.

매서운 한파로 한강이 꽁꽁 얼어붙어 있다. 하지만 오후가 되면 따스한 햇볕에 얼음은 조각조각 나 물 위를 떠다닌다,

매서운 한파로 한강이 꽁꽁 얼어붙어 있다. 하지만 오후가 되면 따스한 햇볕에 얼음은 조각조각 나 물 위를 떠다닌다,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공동체 가치들은 점차 희미해졌고, 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때때로 서로 간의 갈등과 반목을 경험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최근 불법계엄사태 이후 사회 구성원 간의 반목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이념 차이로 갈등을 빚고, 친구와 연인 사이도 정치적 견해 차이로 갈라서고 있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에서 오후의 따뜻한 햇볕을 받아 떨어져나온 얼음 조각들이 다리 교각 부근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에서 오후의 따뜻한 햇볕을 받아 떨어져나온 얼음 조각들이 다리 교각 부근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임을 알고 있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는 태도는 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크게 훼손한다. 따라서 올바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한강의 얼음 조각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덩어리로 모여 단단해지듯, 우리들이 함께하는 세상도 서로의 가치관을 존중하고 협력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돼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미래이기 때문이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 얼음 사이로 다정한 오리 한 쌍이 먹이를 찾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 얼음 사이로 다정한 오리 한 쌍이 먹이를 찾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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