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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음료' 표기 기준 안다" 33%뿐···칼로리·당류 '0'으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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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표기 기준 아는가
전 세계적으로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설탕 대신 대체당을 활용하여 칼로리를 낮춘 소위 ‘제로 음료’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탄산음료 중심이던 제로 음료 시장이 커피, 이온음료, 아이스티, 주류 등 다양한 품목으로 확장되며 대중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그러나 ‘제로’라는 표기가 붙으면 소비자가 이를 칼로리나 당류가 완전한 0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제로’ 표기 기준에 따르면, 일정 수준 이하의 칼로리나 당류만 포함되면 ‘제로칼로리’ 혹은 ‘제로슈거’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해당 기준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로 음료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 ‘제로’ 표기에 대한 인지도, 개선 방향 등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2024년 12월 20~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제로 음료의 인지도는 97%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인다. ‘잘 알고 있다’ 응답이 56%, ‘이름은 들어봤다’ 응답은 41%로, 제로 음료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소비자는 단 3%에 불과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30대의 ‘잘 알고 있다’ 비율이 81%로 가장 높으며 40-50대는 56%, 60대 이상은 33%로 나타난다. 연령이 높을수록 인지도는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60대 이상에서도 ‘이름은 들어봤다’ 비율이 62%에 달해, 세대를 불문하고 제로 음료가 널리 알려져 있음이 확인된다.
제로 음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도 긍정적이다. 제로 음료가 ‘칼로리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데 60%가 동의하며, 58%는 ‘일상적으로 소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다. 맛의 측면에서는 ‘기존 음료와 맛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데 51%가 공감해, 절반 정도는 기존 음료와 유사한 맛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탄산음료, 과즙음료 등 다양한 품목에서 일반 음료와 제로 음료 간 선호도 차이가 크지 않아, 경쟁력 또한 갖추고 있다. 칼로리 부담 없이 기존 음료와 유사한 맛을 제공하는 제로 음료가 점차 대체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제로 음료의 높은 인지도와 긍정적인 평가는 실제 구매로도 이어지고 있을까? 조사 시점 기준 최근 한 달간 자발적으로 제로 음료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56%로 절반을 넘는다. 연령대별로 보면 20·30대의 자발적 구매 경험이 77%로 가장 높으며, 40·50대는 54%, 60세 이상은 37%로 나타난다. 고연령층에서도 약 40%가 구매 경험이 있다는 점은, 제로 음료 소비가 특정 연령층에 한정되지 않고 전 세대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구매 후 ‘만족한다’는 응답이 46%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13%)을 크게 웃돈다. 향후 구매 의향을 살펴보면, 일반 음료보다 저렴할 경우 67%, 가격이 동일할 경우 60%가 제로 음료를 선택할 의향을 보인다.
조사 시점 기준 최근 한 달간 제로 음료을 자발적으로 구매한 사람 중에서는 70%가 ‘체중 및 질병관리(당뇨 등)의 목적으로’ 구매했다고 답해 가장 높다. 반면 ‘맛이 기존 제품보다 비슷하거나 더 나아서’ 제로 음료를 구매했다는 응답은 23%로, 맛보다는 낮은 칼로리와 당류 함량이 더 결정적인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대별로 구매 이유는 다소 차이를 보이는데, 20-40대에서는 ‘할인 행사(1+1 등)나 광고 등을 보고 흥미를 느껴서’ 구입한 사람이, 50대 이상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경험해 보고 싶어서’ 구매했다는 사람이 ‘체중 및 질병관리’ 다음을 차지한다. 중장년층이 새로운 제품에 비교적 높은 관심을 보이는 점은 제로 음료가 연령과 관계없이 폭넓게 소비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높은 인지도와 소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로' 표기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식약처 기준에 따르면 당류 함량이 100mL당 0.5g 미만인 경우 ‘제로슈거’, 열량이 100mL당 4kcal 미만인 경우 ‘제로칼로리’ 표기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33%에 그친다. 37%는 칼로리나 당류가 완전히 0일 때만 ‘제로’ 표기가 가능하다고 잘못 알고 있으며, 이러한 기준 자체를 처음 접했다는 사람도 31%이다.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제로' 표기 기준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
연령대와 관계없이 표기 기준을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절반 이상으로, 특정 연령층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또한 제로 음료 구매 경험과 관계없이 기준 이해 수준에도 큰 차이가 없어서, 정보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제로 음료를 구매하는 경우도 많음을 알 수 있다.
표기 기준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식약처 기준을 설명하기 전 다양한 음료 유형 9개를 제시하고 ‘제로’ 표기가 가능할지를 추측하게 해 보았다. ‘당류 0g 음료(68%)’와 ‘0kcal 음료(59%)’에는 ‘제로’ 표기가 붙을 것이라는 응답이 과반인 반면, 실제 식약처 기준에 따라 ‘제로’ 표기가 가능한 ‘당류 0.5g 미만 음료(52%)’와 ‘100mL당 열량 4kcal 미만 음료(45%)’에 ‘제로’ 표기가 붙을 것이라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기준에 맞지 않는 음료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61%는 제조 과정에서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무가당 음료에 ‘제로’ 표기가 붙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무가당 음료라도 과일 등 원재료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당분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제로' 표기가 가능한 것은 아니기에, 이는 대표적인 오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기존 동일 음료보다 당류가 50% 이상 적게 들어간 음료(24%)’, ‘기존 동일 음료보다 열량이 50% 이상 낮은 음료(22%)’에도 ‘제로’ 표기가 가능하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4명 중 1명 정도이다.
이와 더불어 ‘인공감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음료(31%)’, ‘식품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음료(25%)’에도 ‘제로’ 표기를 붙일 수 있다고 오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각각에 대해 ‘모르겠다’고 판단을 유보한 사람도 20~30% 수준이다. 현재의 ‘제로’ 표기 기준이 사람들의 혼동과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정확한 정보 제공이 시급해 보인다.
현행 ‘제로’ 표기 기준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적절하다’는 평가(41%)와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40%)가 엇비슷하며, 18%는 판단을 유보한다. 다만 대다수 소비자는 ‘제로’ 표기 기준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한다. 76%는 열량이나 당류 함량이 무조건 0일 때만 ‘제로’ 표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81%는 현행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88%는 ‘제로’와 ‘저함량’ 표기의 명확한 구분을 요구하며, 89%는 대체당에 대한 정보 제공이 더욱 상세해야 한다고 답한다.
소비자들은 ‘제로’ 표기 기준뿐만 아니라, 제로 음료의 핵심 요소인 대체당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제로 음료는 장기적으로 안전하다’는 데 동의하는 사람은 39%로 절반에 못 미치고, 대체당 자체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안전하다(36%)’가 ‘안전하지 않다(29%)’거나 ‘모르겠다(35%)’는 응답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대체당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이유로는 ‘장기간 섭취 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해서(65%)’, ‘대체당은 인공적으로 합성된 물질이기 때문에(62%)’, ‘대체당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46%)‘가 주요하게 꼽힌다. 대체당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확신을 가지지 못하며, 신뢰도도 낮음을 시사한다.
2026년 1월 1일부터 식약처 기준이 개정된다. 당류 대신 감미료를 사용하여 ‘제로슈거’, ‘무당’, ‘무가당’ 등을 강조하는 식품에는 ‘감미료 함유’와 정확한 열량 정보를 함께 표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제로슈거(감미료 함유, XXXkcal)’ 또는 ‘제로슈거(감미료 함유, 열량을 낮춘 제품이 아님)’와 같이 표기된다. 이러한 개정안에 대해 ‘적절하다’는 평가가 76%로 반응은 긍정적이다. 또한 기준이 개정될 경우, 제로 음료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겠다는 사람은 49%로 현재 기준에서의 추천 의향(39%)보다 10%포인트가 높다.
제로 음료 시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제로’ 표기 기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체당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공 정보를 늘린 식약처의 개정 기준 방향은 적절해 보인다. 제로 음료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정보를 투명하고 명확하게 제시해 오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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