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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대사관 난입 시도… 尹측 ‘혐중’ 조장이 낳은 범죄다

입력
2025.02.17 00:10
27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2.15.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2.15. bluesoda@newsis.com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주한 중국대사관 난입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윤 대통령 측이 비상계엄 정당성을 주장하며 근거 없는 ‘혐중’ 주장을 이어온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이러다 정말 한중 외교관계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지 않을지 우려된다.

40대 남성 안모씨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에서 문이 열린 틈을 타 난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마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안씨는 “중국대사관을 테러할 것”이라고 말한 뒤 범행에 나섰고, 체포 뒤에는 소셜미디어에 “혐중 여론을 피부로 깨달아 보라는 메시지 전달 목적”이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 과격 지지자들의 혐중 시위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안씨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윤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안을 상정한 지난 10일에도 같은 복장으로 다른 지지자들과 건물 출입을 통제하며 “시진핑 욕을 해보라”고까지 했다. 지난달 말에는 중국대사관 앞에서 ‘멸공 페스티벌’이 열렸고,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중국인 여성 관광객을 밀치는 영상이 급속히 퍼지기도 했다.

이들의 배후에 윤 대통령 측이 있음은 물론이다. 윤 대통령은 12월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발 안보 우려를 계엄 발동 근거 중 하나로 든 것을 시작으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에서는 ‘주한미군 중국인 간첩 90여 명 체포’ 등의 가짜뉴스까지 인용하며 중국 선거개입설을 집요하게 주장하고 있다. 외교문제로 비화하는 것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다.

중국대사관은 8일 “한국 내정 문제를 중국과 무리하게 연계시키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낸 데 이어 이번 대사관 난입 시도를 두고 우려와 유감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 이례적 일탈로 치부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만약 국내 거주 중국인들이나 중국 거주 한국인들이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상황까지 치닫는다면 양국 외교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안씨는 경찰이 불구속 수사를 하겠다며 풀어준 것을 두고 “훈방 조치됐다. 정의의 승리다”라는 선동글까지 올렸다. 이런 외교 자해 행위에 대해선 조금의 선처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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