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월 내 푸틴 만날 가능성… 우크라에 유럽군 주둔은 찬성"

"미러 고위급 회담은 성공적"
미군 우크라 배치엔 선 그어
북한군 참전, 처음으로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마러라고=AP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안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종전 이후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는 방안에는 찬성했지만, 미군 배치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푸틴과 이달 안에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아마도"라고 답했다. 다음 주에 미·러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에서 열린 미·러 고위급 회담에 대해선 '성공적'이었다고 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서 진행된 회담은 매우 잘 진행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에 대한 더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뭔가를 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포악한 야만적인 행동을 멈추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후 우크라이나에 유럽 주도 평화유지군이 주둔하는 시나리오에는 동의하면서도, 미군 배치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고 싶다면 그것도 괜찮다"며 "프랑스와 영국이 언급했고,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곧바로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미국의) 군대를 주둔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 후 안전 보장'을 위해 미군을 포함한 서방 국가의 군대가 배치돼야 한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주장과 관련, '미국은 빠지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셈이다. '유럽 문제는 유럽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취지다.

다만 평화 협정 체결 후 유럽에서 미군이 모두 철수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도 유럽의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런 요청이 실제로 제기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군의 참전을 처음으로 공개 발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위해 참전한 북한군도 많은 수가 사망했다"며 "싸우기 위해 전장에 왔지만, 많은 수가 죽임을 당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나 북한은 아직까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