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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연기에… 하마스 "극악한 정전협정 위반"

입력
2025.02.23 09:56
수정
2025.02.23 17:3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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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인질 추가 석방해야"
인질 군중 앞에 세우는 석방 방식도 비판
하마스 "중재국이 이스라엘 압박해야"

23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석방을 연기하면서 재회를 위해 모였던 수감자의 가족들이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기약 없이 대기하고 있다. 라말라=EPA 연합뉴스

23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석방을 연기하면서 재회를 위해 모였던 수감자의 가족들이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기약 없이 대기하고 있다. 라말라=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인질 석방 대가로 풀어주기로 한 자국 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620명의 석방을 무기한 연기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정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즉각 반발했는데, 다음 달 초 1차 휴전 만료를 앞두고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총리실은 "인질이 추가로 석방될 때까지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석방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이스라엘은 전날 하마스가 이스라엘인 인질 6명을 석방한 대가로 자국 수감시설에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인 620명을 풀어줄 예정이었으나, 이 절차를 돌연 중단한 것이다. NYT는 "총리실이 추가 석방을 요구한 인질이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다음 주 석방 예정인 사망 추정 이스라엘인 4명(의 시신)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향후 인질 석방이 '굴욕적인 의식' 없이 진행된다는 보장이 있어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석방할 수 있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인 인질을 본국으로 인계할 때 팔레스타인인 군중 앞에서 인사를 하게 하는 등 '석방 퍼포먼스'를 진행해 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의 이러한 방식을 '비인권적'이라고 비판해 왔다.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의 수감자 석방 연기를 두고 '극악한 휴전 협정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압둘 라티프 알카누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정부가 지속적으로 차일피일 석방을 미루고 이미 합의한 약속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난했다. 이어 "(휴전) 중재국들이 이스라엘에 압력을 넣어서 휴전 협정을 존중하고 (팔레스타인인) 포로 석방의 지연이나 연기 없이 즉시 이를 실시하도록 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1차 휴전은 내달 2일 만료된다. 3단계 휴전 협상 계획대로라면 이제 2차 휴전 협상안 합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양측의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극우 진영에선 1차 휴전 종료 후 하마스와의 전쟁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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