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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젤렌스키 '노딜'에... 유럽 "우크라는 혼자가 아니다"

입력
2025.03.01 07:49
수정
2025.03.0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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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상들 지지선언 내며 단결 촉구
"침략당한 국가 대통령 공격 충격적"
"유럽이 서방 리더 돼야 한다" 주장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정상회담 도중 서로 언쟁을 높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정상회담 도중 서로 언쟁을 높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28일(현지시간) 파행으로 끝이 난 가운데, 유럽 국가들은 잇따라 우크라니아 지지 선언을 하면서 단결을 촉구하고 있다. 유럽은 침략자 러시아의 편에 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미국 대신 유럽이 서방 세계의 리더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날 AFP 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엑스(X)에 "젤렌스키의 품격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를 더욱 빛나게 한다"며 "강인하게 용감하게 두려움 없이 나아가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젤렌스키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계속해서 당신과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침략자인 러시아 편에 섰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날 포르투갈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침략자고 우크라이나는 침략을 당한 국민"이라며 "우리는 처음부터 싸워 온 사람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독일 총선에서 승리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도 X를 통해 "백악관에서 벌어진 장면들은 충격적이다. 침략당한 국가의 대통령을 이렇게 뒤에서 공격할 수 있는가"라며 "자유로운 유럽은 우크라이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을 위해 미국과 유럽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며, 우크라이나의 안보와 미래는 미국과 유럽에도 중요한 문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제3차 세계대전을 걸고 도박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은 매우 부당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이 더 이상 예전같은 동맹 관계를 지속할 수 없으리란 전망도 나왔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유세계에는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이제 이 도전을 받아들이는 것은 유럽의 몫"이라고 역설했다. 칼라스 대표는 "우크라이나는 유럽이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광물협정 서명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두 정상이 종전을 두고 설전을 주고받으면서 회담 분위기는 격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에 감사할 줄 모르고, 제3차 세계대전을 걸고 도박을 하고 있다는 등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면서 광물협정 서명도 불발됐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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