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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파 외교’ 트럼프, 세계 리더 자격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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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월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만나 언쟁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동맹국을 무시하고 약소국을 모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가파 외교’ 행태가 점점 도를 넘고 있다. 동맹과의 협력으로 국제적 리더 자리를 유지해온 미국의 위상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이자, 침략전쟁에 면죄부를 줘 국제질서를 어지럽히는 위험한 행동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외교안보 참모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와 거래해 전쟁을 끝낼 (우크라이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종전협상을 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퇴진이 필요하다고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발언이다.
이런 공격적 언사는 지난달 28일 트럼프-젤렌스키 회담이 ‘현대사 최대의 외교 참사’(영국 가디언의 평가)로 마무리되면서 예견됐던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에겐 카드가 없다”며 다그쳤고, JD 밴스 부통령은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라”며 윽박질렀다.
세계 최강국 대통령과 부통령이 약소국 대통령을 거친 말로 위협하는 모습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캐나다 편입, 그린란드 매입, 파나마 운하 소유권, 가자지구 관광지화 등 공격적 제안에 이어 ‘우크라이나 모욕’ 사태까지 이어지자, 자유민주 진영 국가들은 동맹의 의의를 근본적으로 의심하게 됐다. 유럽 안에선 “안보는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미국 배제론까지 힘을 얻고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이 과거 제국주의 열강과 달랐던 점은 동맹을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그저 경제적 이익을 위한 자본주의 연합이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를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가치동맹’이어서 결속력과 파급력이 상당했다. 그러나 동맹의 가치를 돈으로 매기고, 조금의 정의로움도 없이 덩치와 힘으로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트럼프의 외교는 이 소중한 동맹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했다.
우크라이나가 당한 모욕은 한국도 언제든 맞이할 수 있는 봉변이다. “고마워하라”거나 “너희는 카드가 없다”는 말은 트럼프가 당장 한국을 상대로 퍼부어도 이상하지 않은 독설이다. 동맹의 성격이 이미 바뀌고 있음을 뼈저리게 실감해야 한다. ‘감사’를 위한 협상과 거래, ‘카드’를 갖추기 위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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