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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만 있나… 샤퀴테리, 더덕장어구이 입맛대로 즐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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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샤퀴테리는 남원만의 특별한 음식이다. 흑돼지 육가공공장인 더찹샵의 프로슈트. 지엔씨21 제공
'춘향전'의 고장 전북 남원은 지금껏 음식으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지리산 자락의 빼어난 자연 경관에 가린 탓이 크다. 남원은 통일신라시대에는 9주 5소경 중 하나인 남원경이었고, 조선시대에는 남원도호부가 있었다. 예로부터 행정의 중심이었던 까닭에 일찍이 음식문화가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시래기가 듬뿍 들어간 남원 황토식당 추어탕. 지엔씨21 제공
추어탕은 명실상부 남원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지리산 맑은 물을 농업용수로 쓰는 계단식 논에 미꾸라지를 많이 길렀고, 자연스레 향토 요리가 발전했다. 지금은 대개 양식 미꾸라지를 사용하지만 남원 추어탕의 명성은 그대로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요천 변에 커다란 미꾸라지 캐릭터를 세워놓은 추어탕 거리가 있다. 광한루원 주변을 비롯해 시내 어느 곳을 보더라도 추어탕 집이 먼저 눈에 띈다. 식당마다 조리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미꾸라지를 갈아 된장을 풀고 들깨가루를 넣은 육수에 시래기를 듬뿍 넣어 팔팔 끓여내는 것이 남원식 추어탕이다.
시내 동편 식정동에는 더덕장어거리가 형성돼 있다. 더덕장어는 일반적 요리법인 소금구이나 양념구이가 아니다. 고추장 소스를 버무린 장어를 돌판에 볶듯 구운 다음, 그 위에 생더덕을 한가득 썰어 덮어 준다.
돌판에 구운 장어에 더덕을 듬뿍 얹은 남원 청룡가 식당의 더덕장어구이. 지엔씨21 제공
청룡집, 청룡가, 해용집, 삼포가든 등 수십 년 된 노포가 여럿 있다. 더덕과 장어를 함께 내는 것은 같지만 맛은 제각각이다. 청룡집은 부드러운 양념 맛, 해용집은 맵고 칼칼한 맛으로 유명하다. 요천 변에서 잡은 물고기로 매운탕을 하던 식당들이어서 집집마다 매운탕 메뉴가 함께 있다. 청룡집의 경우 깻가루와 된장으로 맛을 낸 국물에 우거지와 시래기를 듬뿍 넣어 시원하게 끓여낸다.
남원과 경남 함양, 산청 등 지리산 자락에서 사육하는 흑돼지는 제주 흑돼지만큼이나 맛이 좋기로 소문나 있다. 풍미, 식감이 뛰어난 ‘한국 버크셔(버크셔-K)’ 품종이다. 남원 시내뿐 아니라 사육 농가가 밀집한 운봉읍과 인월면에도 흑돼지 식당이 있다.
남원 '소문난오돌뼈' 식당에서는 지리산 흑돼지를 부위별로 맛볼 수 있다. 지엔씨21 제공
남원 운봉읍 육가공공장 '더찹샵'에서는 지리산 흑돼지로 만든 다양한 샤퀴테리를 맛볼 수 있다. 지엔씨21 제공
흑돼지 샤퀴테리는 남원에서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음식이다. 프랑스어 샤퀴테리(Charcuterie)는 냉장기술이 보급되기 전 고기를 장기 보관하기 위해 염장을 한 육가공품으로 햄, 소시지, 하몽 등이 대표적이다. 지리산 자락 운봉면 동편제 마을의 ‘더찹샵’은 국내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흑돼지 전문 샤퀴테리아(육가공장)다.
육종전문가 박화춘 농학박사가 약 20년 전 고향으로 귀향해 버크셔-K를 개량 육성했고, 현재 아들 자연, 정원 형제가 2대째 농장과 가공공장을 운영 중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넓적다리 하몽을 비롯해 생햄(잠봉), 살라미, 초리조, 프로슈토 등 부위별로 다양한 샤퀴테리를 판매하고 있다. 소시지 및 살라미 제조 체험도 운영한다.
요즘은 여행에서 분위기 좋은 카페가 빠지지 않는다. 남원역 인근 '카페 미드슬로프’는 이름처럼 언덕 위에 자리 잡아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근사한 통유리 건물과 야외 잔디밭에서 커피와 차 외에 다양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농협 창고를 재생한 ‘카페 노슈가’는 상호처럼 설탕을 쓰지 않고 건강한 맛을 추구한다. 쌀스틱빵과 현미초콜릿빵, 소금빵, 마들렌, 쌀식빵 등 다양한 빵과 함께 음료를 판매한다.
언덕에 위치해 전망이 뛰어난 남원 '카페 미드슬로프'. 지엔씨21
남원 '카페 노슈가 '에서 다양한 빵을 판매한다. 지엔씨21 제공
40년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남원 운봉읍 '명문제과'. 지엔씨21
하정동 ‘명문제과’는 한자리에서 40년 세월을 지킨 제과점이다. 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 4시 30분 빵 나오는 시간에 맞춰 번호표를 발급해 준다. 생크림슈보르, 꿀아몬드, 수제햄빵 3가지가 대표 메뉴다. 구입한 빵은 근처 카페 ‘떼루아’나 ‘굿바이스토리’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매장 내에서 먹을 수 있다.
오는 4월 말부터 서울에서 남원미식열차 ‘트레인스토랑’이 주 6회 운행할 예정이다. 남원 음식을 열차와 여행지에서 즐기는 일정이다. 갈 때 조식으로 쌀스틱빵에 더찹샵의 잠봉과 오믈렛을 넣고 남원산 파프리카 소스로 마무리한 잠봉뵈르 샌드위치와 요거트, 디저트를 내놓는다. 관광 일정과 함께 현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돌아오는 열차에서 정찬을 제공할 예정이다. 더덕장어구이를 덮밥으로 해석한 ‘남원강산도시락’에 산나물과 들기름을 조합한 ‘산채로김밥’을 곁들일 예정이다. 취향 전문 여행사 ‘여행공방(tour08.co.kr)’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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