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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오폭 사고, 위도 7자리 중 숫자 1개 잘못 입력...軍 10일 조사 결과 발표

입력
2025.03.07 14:45
수정
2025.03.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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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통합 사고대책본부 꾸리고
김 대행은 "모든 역량 집중" 수습 의지
'늑장 보고'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듯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전날 발생한 KF-16 전투기 오폭 사고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전날 발생한 KF-16 전투기 오폭 사고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포천 전투기 오폭 사고는 공군 KF-16 2대 중 1번기 조종사가 표적지 좌표 숫자 15개 가운데 한 개를 잘못 입력해 벌어진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위도 7자리와 경도 8자리 가운데 위도 좌표 뒷자릿수 입력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통합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구체적인 사고 경위와 재발방지책 등이 담긴 결과를 10일 발표하기로 했다.

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오전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 중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 인근에 벌어진 오폭 사고는 KF-16 1번기 조종사가 군용 WGS84 경·위도 좌표 체계 15자리 중 위도 좌표 숫자 하나를 잘못 입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 사무실에서 전투기에 삽입하는 저장 장치에 작전사령부에서 하달된 정상 좌표 숫자를 조종사가 잘못 입력한 뒤, 추가 확인 절차에서도 이 오류를 바로잡지 못했다.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좌표를 입력해 기체 내부에도 표적지의 지도가 구현되는 F-35 스텔스 전투기 등 신형 전투기와 달리, KF-16의 경우 저장 장치에 좌표를 입력할 때 버튼식 기계를 사용하는 것도 잘못된 좌표 입력의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군은 이날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 및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10일 발표하기로 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 오폭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이날까지 민간인 15명과 군인 14명을 합해 총 29명이다. 이 가운데 20명은 간단한 치료를 받고 귀가했으며, 중상자인 민간인 2명은 각각 어깨 골절과 목에 상처를 입어 수술을 받은 뒤 집중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행은 이날 입장을 내고 “군은 모든 역량을 집중해 피해 복구 및 배상 등을 통해 조속히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와 대책을 철저히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군 차원의 늑장 보고 및 대응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속상황 전파체계를 통해 육군으로부터 합참으로 첫 보고가 들어온 시간은 6일 오전 10시 24분”이라고 말했다. 군과 소방이 파악한 사고 발생 시간(10시 4분)보다 20분 늦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합참의장에게 보고가 올라간 시간은 10시 40분”이라며 “지상작전사령관이 비화폰으로 ‘비상 폭발’이 있었고, 이는 ‘화력 훈련 간 낙탄’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대행에게 보고가 올라간 시간은 오전 10시 43분쯤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군은 전날 사고 발생 100여 분 뒤인 11시 41분쯤 사고 사실을 언론에 공지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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