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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국 농축수산물 2차 보복관세 발효... 캐나다에 꺼낸 '반차별 관세'에 담긴 노림수는?

입력
2025.03.10 17:45
수정
2025.03.10 17:5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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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밀·옥수수 등 29개 품목 15% 부과
캐나다 농·축·수산물에 최대 100% 관세
美 '북미 요새' 겨냥해 선제적 경고 의미도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지난 6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 항구를 떠나고 있다. 칭다오=AFP 연합뉴스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지난 6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 항구를 떠나고 있다. 칭다오=AFP 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의 '10+10% 관세 인상'에 맞서 미국산 농·축·수산물을 대상으로 '2차 보복 관세'를 발효했다. 또, 지난해 중국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했던 캐나다를 상대로 처음으로 '반차별 관세'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시한 '관세 전쟁'이 확산일로다.

중국은 10일 오전 0시(현지시간)를 기점으로 미국산 농·축·수산물에 10~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구체적으로 닭고기, 밀, 옥수수, 면화 등 총 29개 품목에 관세를 15% 인상하고, 돼지고기, 소고기, 수산물, 견과류, 과일, 채소 등 총 711개 품목에 대한 관세는 10% 높인다. 지난달 4일 시행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1차 관세 폭격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산 석탄·LNG에 15% △원유, 농기계, 픽업트럭 등 총 72개 품목에 10% 추가 관세를 매긴 데에 더해 농·축·수산물까지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처음으로 '반차별 관세'라는 개념을 꺼내 캐나다에 적용했다. 8일 중국 국무원 관세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은 캐나다산 유채씨 기름(카놀라유)과 완두콩 등 8개 항목에 100% 관세를 부과했다. 수산물과 돼지고기 등 제품에는 25% 관세를 인상했다. 캐나다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100% 관세를 부과했고, 같은 달 22일부터는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중국은 이 같은 행위가 "중국에 차별적 조치"라며 발끈해 조사에 들어갔고, 이번 '반차별 관세'는 해당 조사 결과에 따른 보복 조치다.

이는 트럼프발(發)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 때리기 연대'를 선제적으로 제압하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최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산 수입품을 막기 위해 멕시코, 캐나다가 함께 중국에 일관된 관세를 부과하는 '북미 요새'를 거론했다. 캐나다, 멕시코 입장에선 북미 요새 합류의 대가로 미국에 관세 경감을 요구해볼 수 있다. 실제 중국중앙방송(CCTV)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위위안탄톈'은 반차별 관세 조치에 "캐나다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강력한 대책으로,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대가로 '중국 관세'를 선택하려는 국가들에 강력한 경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으로부터의 관세 폭탄을 피할 요량으로 캐나다 등이 대(對)중국 관세를 더 높이려 들 수 있다는 중국 측 우려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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