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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수출 1위 자동차 관세만은 막아라" 일본 미국 설득 통할까

입력
2025.03.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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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트럼프 철강 관세 폭탄 시행 앞두고
美무역·통상 고위급 인사와 연이어 접촉
"자동차 관세 부과, 일본 GDP 0.2% 하락"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25% 추가 관세 부과 시행(오는 12일)을 이틀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막판 협상을 시도한다. 이번 회담을 통해 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는 어떻게든 막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철강도 중요하지만 자동차는 대(對)미국 수출의 30% 가까이 차지할 만큼 일본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기 때문이다.

10일 일본 NHK방송,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장관은 미국시간으로 10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회담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에 도착해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전쟁을 지휘 중인 미국 무역·통상 고위급 인사를 잇달아 만난다. 무토 장관은 전날 방미길에 오르면서 "일본과 미국의 국익이 맞도록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NHK는 "(무토 장관은 미국 측에) 12일에 시행될 철강·알루미늄 추가 관세 조치와 트럼프 대통령이 4월 시행을 검토 중인 자동차 25% 관세 부과 대상에서 일본을 제외해 달라고 직접 부탁할 방침"이라며 "일본 기업의 미국 경제와 고용 창출 기여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해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지도록 끈질기게 설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무토 요지(맨 오른쪽) 일본 경제산업장관과 이와야 다케시(오른쪽 두 번째) 외무장관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영국·일본 외교·경제장관회의(2+2)에서 영국 장관들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맨 왼쪽부터 조나단 레이놀즈 영국 경제통상장관,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 도쿄=AFP 연합뉴스

무토 요지(맨 오른쪽) 일본 경제산업장관과 이와야 다케시(오른쪽 두 번째) 외무장관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영국·일본 외교·경제장관회의(2+2)에서 영국 장관들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맨 왼쪽부터 조나단 레이놀즈 영국 경제통상장관,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특히 자동차만큼은 '대상 제외'를 관철해 내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일본의 대미 수출액은 21조2,951억 엔(약 209조6,800억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자동차는 6조261억 엔(약 59조3,300억 원)인 28.3%에 달했다. 자동차 부품(5.8%, 1조2,312억 엔)까지 포함하면 전체 대미 수출액의 34.1%나 된다. 반면 철강은 1.4%에 그쳤다. 무토 장관이 "자동차 산업은 일본 경제의 기둥"이라고 표현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지 못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수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으므로,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상승과 판매 감소는 불가피하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도모히데 수석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일본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일본 GDP가 0.2% 하락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회담이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러트닉 장관은 9일 미 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예고대로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12일부터 시행되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자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외국산 제품은 조금 더 비싸질 수 있지만 미국산 제품은 더 싸질 것"이라며 관세 폭탄 정책을 계획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시사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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