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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보다 더 센 '새 무역 협정' 던진 트럼프…앞날은 더 깜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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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무역 불균형 해소 수단으로 내세운 상호관세 공개를 2주 앞두고 강행 의지를 다시금 다졌다. 상호관세 발표 뒤에는 공정하고 상호적이라는 기준을 바탕으로 '새로운 무역 협정'을 세워 나갈 거란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가능성이나 별도의 무역 협정 신설 가능성 등이 나오고 있는데 상호관세 예외를 요청 중인 한국 정부는 아직 미국 측 요구가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G7 외교장관 회의 후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퀘벡=AFP 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CBS 방송 인터뷰에서 "공정성과 상호주의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준선을 설정할 것"이라며 "그다음에 전 세계 여러 나라와 양자 협상을 통해 양측 모두에 적합한 '새로운 무역 협정(New trade arrangements)'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4월 2일로 예고된 상호관세 조치가 예외 없이 강행될 것임을 시사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 '미국 우선 무역 정책' 각서에 서명하고 모든 부처에 관세·비관세장벽·불공정 무역 관행 등 각국의 무역 행태를 4월 1일까지 조사해 보고하면 이를 바탕으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게끔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미국 측은 상호관세를 바탕으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강구상 대외경제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상호관세를 국가별로 즉시 부과한다기보다는 말미를 주고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겠다'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이때 미국 측 요구를 들어주면 상호관세를 깎아주거나 면제해줄 거란 뜻이다.
다만 이 조치의 형태가 협정이 아닌 합의가 될 수도 있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긴 호흡으로 협정을 추진하기보다는 당장의 관세로 유리한 카드를 얻어내는 데 집중해 합의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앞서 트럼프 1기 때도 미국은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통해 화해 분위기를 만들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도 상호관세와 이에 따른 새로운 무역 조치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FTA로 미국산 수입품 평균 관세율이 0%대지만 미국 측은 부가세나 수입 규제, 플랫폼 규제 등을 비관세 장벽이라 주장하고 있다. 미국 통상 당국 고위급과 만나 소통해 온 우리 정부도 같은 판단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방미를 통해 상호관세 면제를 요청했지만 (상호관세 조치 시행에 대한) 의지가 보인다"며 "어떤 형태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한미 FTA를 뜯어고치거나, 별도의 합의를 맺으려 할 가능성도 있다. 강 팀장은 "트럼프 1기 때 한미 FTA 재협상을 해내고 이를 치적으로 삼았지만 한국이 대(對)미 무역 흑자를 보고 있어 (재협상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며 "미국이 원하는 조항을 삽입하는 식의 접근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경제통상대사를 지낸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상호관세를 갖고 협상을 하다 보면 양자 간 새로운 협정이 나올 수 있다"며 "한미 FTA를 보완할지 FTA는 그대로 두되 별도 합의를 만들지는 단정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측이 언급한 어레인지먼트( arrangement)가 무엇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우리가 먼저 FTA 개정이라고 판단하고 대처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앞서나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12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뉴스1
통상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미국이 정조준할 분야가 자동차와 부품 산업일 거라고 예측한다. 대미 무역 흑자 폭이 크기 때문이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상호관세는 물론 무역확장법 232조 등 기존 법령을 이용해 자동차 산업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업계도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미 수출 물량이 100만 대를 웃도는 현대차·기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현지화 전략에 공을 들이겠다는 기조를 유지 중이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조지아주(州)에 지은 새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을 이달 말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는 이 공장의 생산 능력을 연간 50만 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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