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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힘 모아 국가 회복의 해로 만들자

입력
2025.01.01 00:10
27면

‘푸른 뱀의 해’인 을사년(乙巳年) 새해를 앞둔 지난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에 2025 맞이 억새뱀 부부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뉴스1

‘푸른 뱀의 해’인 을사년(乙巳年) 새해를 앞둔 지난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에 2025 맞이 억새뱀 부부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을사년을 맞는 국민의 마음은 무겁다. 희망찬 기운으로 맞이할 새해가 암울하기는 국가 부도 위기를 겪은 1997년 IMF사태 이후 처음 아닌가 한다. 정치, 경제, 사회 어느 분야도 성한 데가 없는 ‘만신창이 한국’의 돌파구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대한민국이 국내는 물론 세계의 걱정거리가 된 건 무엇보다 정치 불안이다. 12월 초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는 민주주의 위기를 초래했고, 한계 상황에 있던 우리 경제에도 큰 충격파를 던졌다. 대외신인도 하락에 환율은 2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증시는 선진국 가운데 나홀로 폭락했다. 소비는 줄고, 자영업자 곡성은 더 커졌다. 기초 체력과 핵심 경쟁력까지 약해진 우리 기업이 중국 등 세계 경쟁에서 얼마나 선전할지도 의문이다. 윤 정부가 대책 없이 불을 지핀 의정 갈등은 8개월이 지나도록 해결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반헌법적 계엄은 국회의 해제요구 결의와 시민의 힘으로 유혈사태 없이 6시간 만에 해소됐지만 국정 불안정은 여전하다. 윤 대통령 탄핵을 수습하기도 전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마저 13일 만에 와해돼 최상목 '대행의 대행' 체제가 들어섰다. 그 와중에 제주항공 여객기 대형 참사로 유가족은 물론 국민도 비탄에 잠겼다.

불안정한 국가 리더십으로 국내외의 높은 파고를 이겨낼 수 없다. 그 피해는 서민, 특히 취약계층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남발과, 민심과 괴리된 국민의힘의 퇴행은 이 지점에서 멈춰야 한다. 절제와 협력의 정신으로 최 대행 체제 안정에 힘쓰지 않으면 안 된다. 세밑에 여야 대표가 한목소리로 외친 “정치 회복”이 빈말이어선 안 된다. 출범 20일도 남지 않은 트럼프 2기 체제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우리의 국가안보와 경제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다. 정치 공백에 외교 노력이 부재했던 터라 정부는 물론 초당적 협력 없인 우리 국익을 지켜낼 수 없다.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과 맞물려 개헌과 권력구조 개편 목소리도 높아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궤변과 버티기로 인해 진영과 사회 갈등은 더 커질 우려가 크다. 이러한 격변기에 여야가 정치 양극화를 부추기는 행태를 자제하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저기서 국운의 쇠락을 우려한다. 잘나가던 한국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 길을 탔다는 것이다. 돌아보면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 금 모으기로 상징되는 민관의 단합된 힘으로 IMF 위기도 1년 만에 이겨냈다. 우리 국민에겐 위기 극복 DNA가 있다. 국난 극복의 강력한 의지를 모아 을사년을 국가 회복과 재도약의 해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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