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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탁기·건조기 절묘한 배치가 미국인들 마음 사로잡았다..."이젠 B2B 시장 차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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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전이 미국의 집을 바꿨다
2000년대 초 북미 시장에 본격 진출한 LG전자가 현지에서 받는 평가다. 조용하면서도 탁월한 성능을 앞세운 세탁기가 지하실을 벗어나 지상으로 올라왔고 냉장고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달아 기능 이상의 장식 효과까지 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기술을 앞세워 가전 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최근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현지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알 수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포트 아파치 거리에 있는 '로우스(Lowe's)' 생활가전 코너에는 LG전자의 프리미엄 세탁기 '워시타워'가 첫머리를 장식했다. 로우스는 미국에 1,700여 개 매장을 낸 주택 리모델링 용품 판매업체로 홈디포(The Home Depot)와 함께 미국 최대 가전 유통채널이다.
김성택 LG전자 미국법인 생활가전 영업실장은 "미국은 판매량을 바탕으로 제품이 놓일 자리를 결정한다"며 "잘 팔리는 모델만 명당을 지킨다"고 설명했다. 가전 중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타워형으로 연결한 인기 제품 워시타워가 눈에 띄었는데 제품 옆면에 디스플레이를 붙여 세탁기 부품 'AI DD(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를 소개했다. 이는 LG전자가 1998년 업계 처음 개발한 세탁통과 모터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의 모터로 기존 것보다 소음과 에너지 소비를 줄여 미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회사 측 자랑이다.
세탁물 넣는 뚜껑을 좌우, 위아래 두 가지 방향으로 여닫는 건조기에는 현지화 전략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 실장은 "미국 가정에서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나란히 옆에 두고 쓰는 경우도 많은데 세탁기에서 젖은 빨래를 꺼내 건조기로 옮겨 담을 때 뚜껑을 위아래로 열면 넣기가 더 편하다"고 말했다. 하이센스, 메이디 등 중국 제품도 눈에 띄었다. 김 실장은 "미국은 땅이 넓으니 제품이 고장 나 서비스를 받으려면 오래 걸린다"며 "가전제품 고를 때 얼마나 믿을 만한지가 아주 중요하고 그 부분은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정복하지 못한 북미 B2B 시장에서도 최근 결과물을 내면서 회사 측은 고무돼 있다. 같은 날 찾은 '아토믹 골프'는 축구장 4개 크기(약 2만8,000㎡) 공간에 실외 골프연습장, 스포츠 바(Bar), 펍(Pub) 등을 들여놓은 복합문화시설로 이곳의 모든 디스플레이를 LG전자가 디자인, 시공했다. 건물 로비에 들어서면 한층 벽면을 가득 채운 가로 11.5m, 세로 3.5m 규모의 초대형 LG전자 LED 사이니지 월(시리즈명: LSCA)이 관람객을 맞는다. 4K(3,840×2,160) 고해상도로 수많은 조명이 설치된 매장에서도 밝고 선명한 화질을 자랑했다. 매장 내 곳곳에는 250대 이상의 LG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어 방문객들이 음료를 마시거나 게임을 즐기면서 다양한 영상을 즐길 수 있고 특히 4층 VIP 룸에서는 136인치 초고화질 마이크로 LED 'LG 매그니트'를 볼 수 있다.
이동민 LG전자 북미법인 사업팀장은 "건물을 짓는 4년 동안 두 회사가 사이니지 디자인과 사양 등을 함께 논의해 작업했다"며 "공간마다 골라보는 재미를 줄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종류를 세심하게 신경 썼다"고 말했다. 아토믹 골프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1호점을 시작으로 미국에 6개의 프랜차이즈 지점을 낼 예정"이라며 "다른 지점도 LG전자와 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미국 시장 전략도 일찌감치 마련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8일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현장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부임하고 관세를 부과하면 생산지 조정, 생산지 간 스윙 생산이라고 해서 같은 모델을 여기저기서 생산하는 방식과 재고 전략의 변화 등 시나리오별 최적의 대응책(플레이북)을 다 준비해 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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