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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지자들, 기자 폭행·감금 시도... "화염병 난무하는 현장보다 더 위험"

입력
2025.01.20 17:10
수정
2025.01.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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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KBS·JTBC·MBN·연합뉴스 기자들 피해
집단 구타 등에 찰과상...촬영장비도 탈취당해
"20~30명이 둘러싸 겁박...민주화 때보다 위험"
KBS·MBC·JTBC "형사고발 등 강경 대처"

18일 서울 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탑승한 법무부 호송차가 서부지법을 나서고 있다. 박시몬 기자

18일 서울 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탑승한 법무부 호송차가 서부지법을 나서고 있다. 박시몬 기자

윤석열 대통령 구속에 반발한 강성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난입 폭력사태로 언론인도 폭행 등 피해를 입자 언론단체들이 이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기자 폭행, 협박, 감금 시도, 오물 투척...

20일 전국언론노조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새벽 서부지법 인근에서 취재 중이던 MBC, KBS, JTBC, MBN, 연합뉴스 등 취재진은 윤 대통령 지지자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 시위대는 취재 장비를 망가뜨리고 탈취하기도 했다. 이들은 취재진을 향해 “밟아 이 개XX”, “죽여도 괜찮아, 죽여야 돼”라며 취재진을 밀치고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고, 바닥에 넘어뜨려 짓밟기도 했다.

MBC 영상취재기자와 오디오 기사 등 4명은 집단 구타로 얼굴과 목, 허리, 손 등에 찰과상을 입었고 카메라 거치대, 메모리 카드 등을 빼앗겼다. KBS 촬영기자와 영상 취재 보조 인력도 집단 폭행을 당했고, 촬영 장비가 일부 파손됐다. MBN 영상취재기자 역시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물리적 공격을 당했으며, 연합뉴스 사진기자도 폭행과 협박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앞에서 열린 '서부지법 극우폭동·취재진 폭행 규탄 언론현업단체 긴급기자회견'에서 윤장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20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앞에서 열린 '서부지법 극우폭동·취재진 폭행 규탄 언론현업단체 긴급기자회견'에서 윤장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이호재 사진기자연합회장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에서 “민주화 때 투석전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취재 현장보다 더 위험한 현장”이라며 “사진기자 한 명을 20~30명이 둘러싸 겁박·폭행하고, 메모리 칩을 빼앗아 본인들의 사진을 지우려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선 기자에게 오물을 투척하거나 기자를 감금하려던 시도도 있었다.

권혁용 전국언론노조 정책위원은 “보통 영상·사진기자들이 현장에 있으면 (시위대의) 분위기가 안정되는 효과가 있는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조직적으로 취재 활동을 방해했다는 건 더 큰일을 꾸미기 위함이었고 결국 사법부 테러라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취재진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취재할 수 있는 공간이 보장되도록 보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했다.

언론단체 “민주주의에 씻을 수 없는 상처”

언론단체들은 폭행 및 협박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9개 언론현업단체(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영상편집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는 이날 서부지법 인근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와 언론자유 테러, 내란 폭동 세력을 엄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내란, 수사 불응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된 마당에 극렬 지지자들의 폭동과 난동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내 내란죄로 엄벌해 대한민국의 근간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이날 “폭도들은 언론을 표적 삼아 공격하고 협박했다”며 “단순한 취재 방해를 넘어 기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언론자유를 유린한 폭거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테러행위”라고 비판했다.

9개 언론현업단체가 20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앞에서 '서부지법 극우폭동·취재진 폭행 규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시몬 기자

9개 언론현업단체가 20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앞에서 '서부지법 극우폭동·취재진 폭행 규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시몬 기자

방송사들도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MBC는 “반헌법·반국가세력에 대해, 폭동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고, KBS도 “취재진에 폭력을 행사한 당사자를 형사 고발하는 등 강력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TBC는 자사 소속 기자가 서부지법 난입에 가담했다는 루머에 대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JTBC는 “소화기를 들고 유리문을 부수려 하는 마스크를 쓴 인물이나 판사 집무실 문을 발로 차고 난입한 남성이 JTBC 기자라는 등의 소문과 이를 인용한 기사들은 모두 악의적으로 만들어 낸 거짓”이라며 “개인과 단체를 불문하고, 이와 관련된 내용을 작성, 유포하는 모든 이를 대상으로 강력한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남보라 기자
김민지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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