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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평 중심으로 지역 원료 활용한 섬섬그린의 성장

입력
2025.01.24 14:00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역에서 원료를 구해 만든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이는 소상공인 기업 섬섬그린. 경기 가평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섬섬그린은 발효주 부산물을 활용한 비누부터 가평 사과를 함유한 미스트 등을 잇달아 시장에 내놓는 등 화장품 브랜드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창업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을 병행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섬섬그린, 김유화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김유화 대표. 섬섬그린 제공

김유화 대표. 섬섬그린 제공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화장품 브랜드 ‘섬섬그린’을 운영하는 김유화입니다. ‘순환하는 자연을 더하다’를 모토로, 자연에서 피부로 그리고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흙냄새 짙은 제품을 만들고 싶어 사업을 시작했어요. 이런 맥락으로 맥주를 만들고 남은 맥아, 와인을 만들고 남은 포도껍질이나 막걸리의 지게미 같이 술의 부산물을 활용해 비누를 만든 게 우리 제품의 첫 시작입니다. 발효주 부산물을 활용한 화장품 원료 개발 및 제품화를 주제로 2022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도움을 받아 사업 초기 자금을 마련했고요. 지금은 업사이클링 원료 외에도 지역 특산품인 가평 사과를 넣은 미스트 등 지역 원물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발효주 비누. 섬섬그린 제공

발효주 비누. 섬섬그린 제공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요?

“지역에서 원료를 구해 화장품과 세제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주로 활동하는 곳이 경기 가평이라 미스트나 비누같이 관광객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제품 위주로 개발하고 있어요. 기기를 사용해 정확한 데이터를 추출하고 피부를 진단한 후 피부 맞춤 화장품을 제안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피부 상태를 명확히 파악하고, 제품 사용 전후 피부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게 특징이죠. 최근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사업은 앞서 설명드린 화장품 관련 비즈니스와는 약간 결이 다릅니다. 바로 ‘가평어디나 창업공유학교’를 운영하는 일인데요. ‘가평어디나 창업공유학교’는 학생 개인 특성에 맞게 학교 밖에서도 다양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경기도교육청이 진행하는 ‘경기교육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입니다.”

창업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요? 창업에 도전하는 데에 어떤 경험이 도움이 되었나요?

“20대 중반에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오며 광활한 자연에서 오는 평화로움을 느꼈습니다. 직전 회사에서는 화장품을 기획하고 제품으로 만드는 일을 했어요. 입사 후 사업이 확장되며 무역, 영업 파트를 맡게 됐고, 무역박람회에 참가하는 한편 중국 왕훙과 방송하며 수출도 했어요. 정반대인 이 두 가지 경험이 창업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뉴질랜드의 자연에서 느낀 평화로움과 그때의 순간을 섬섬그린 소비자들이 느끼길 바랐어요.

또, 저는 홍보, 출판, 무역 등 여러 회사에서 일한, 이른바 ‘프로 이직러’였습니다. 다양한 직군에서의 여러 경험을 통해 브랜딩, 제조, 홍보, 영업 등을 이어가고 있어요. 여러 회사에서 만난 협력사와도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요. (앞서 설명한 배경을 통해) 국비 사업도 진행하고, 마스크팩도 1만장을 수출하는 등 여러 굵직한 성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되돌아보면 폭풍같이 널뛰던 시기들이었지만, 그 경험이 저와 우리 섬섬그린을 운영하는 힘이 됐다고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팝업 매장을 운영하는 김 대표. 섬섬그린 제공

팝업 매장을 운영하는 김 대표. 섬섬그린 제공

창업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운영까지 혼자 도맡아 하셨는데요.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가평어디나 창업공유학교’는 (제가 여러 회사에서 해온) 제품 기획과 상품화 방법을 프로그램화한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그간 해오던 일을 알려주는 셈이니 큰 어려움을 없었습니다. 하지만 느끼는 점은 많습니다. 성과만을 위해 내달리지 않고, (이 일을) 진행하며 큰 보람을 느낀다는 점이에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저 역시 학생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상호 교류하며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서로 성장하는 게 진짜 교육이고 좋은 관계가 아닐까 싶어요.”

‘가평어디나 창업공유학교’가 성장한 과정도 궁금하네요.

“2023년 봄 6명으로 시작한 소규모 진로 프로그램이, 약 2년이 지난 지금은 학교 생활기록부에 활동이 기재되는 프로그램으로 지정됐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만 누적 100여명이 넘고요.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도전 의식을 심어주고자 지역 소상공인을 섭외해 수업 중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어요. 초창기엔 창업 및 업사이클링이라는 주제로 카페, 닭강정, 양조장 등 지역 먹거리 업체 대표님들을 주로 인터뷰했고, 지금은 식품제조업 대표님이나 지역 문화 기획자를 섭외해 다양한 분야의 창업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가평어디나 창업공유학교. 섬섬그린 제공

김 대표가 운영하는 가평어디나 창업공유학교. 섬섬그린 제공

계속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3년째 이어오는 가양주 공부가 있을 것 같아요. 발효주 비누를 만들며 원료를 이해하기 위해 술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적인 것’을 생각할 때 발효 음식을 빼놓긴 어렵잖아요? 섬섬그린이 경기 가평을 넘어 언젠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으면 하는 소망으로, 향후 섬섬그린의 발효 라인 제품화를 위해 3년째 조금씩 가양주를 담그고 있습니다. 덕분에 전국 가양주 주인(酒人) 선발대회에서 상을 받을 만큼 실력도 꽤 늘었어요. 사업을 운영하며 나름의 재미를 찾고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학생들과의 프로그램으로 활력을 얻었다면, 이제부터는 매장 안정화 등 온오프라인 판매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2024년 초 가평 여러 업체와 협력하여 가평 관광상품 매장을 열었는데요. 예상한 만큼 운영이 원활치 않아 아쉬움이 큽니다. 가평에 방문한 분들이 가평다운 물건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지역에서 함께 사업하는 분들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것도 많은 소상공인이지만, 언젠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될 날이 오길 바랍니다.”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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