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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자매, 서울 신림동에서 향수의 맛을 선보이다

입력
2025.02.04 14:00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누구나 가슴 한 구석엔 그리운 음식을 품고 있다. 어린 시절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맛은 그 자체로 이야깃거리다.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대구밀떡집은 대구에서 나고 자란 자매가 어린 시절부터 먹어온 익숙한 맛을 서울에 선보이고자 문을 연 작은 동네 사랑방이다. 대구식 밀떡볶이 등 다양한 대구의 맛을 선보이며 대구의 매력을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임나래, 임솔비 대표. 대구밀떡집 제공

임나래, 임솔비 대표. 대구밀떡집 제공

안녕하세요, 매장 소개 부탁 드립니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자매가 서울에 올라온 후 터를 잡은 신림동에서, 대구식 로컬 음식을 재현해 타지 생활의 노곤함을 풀 동네 사랑방을 만들었습니다. 대구식 분식 포차, 대구밀떡집을 운영하는 임나래, 임솔비입니다.”

자매가 공동운영하는 게 색다른데요. 이전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서울로 올라와 10년동안 언니(임나래)는 F&B 업계에서 식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연구개발자로, 동생(임솔비)은 한 회사의 인사팀의 사원으로 열심히 일했어요. 그러던 중 우리 자신이 회사의 명함으로만 정의되는 것에 회의를 느꼈고, ‘우리’다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에 브랜드를 처음부터 차근히 만들어보자며 의기투합했고, 그렇게 대구밀떡집을 열게 됐어요.”

어떤 분들이 주로 찾아오시나요? 홍보는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재작년 9월 문을 열 때만 해도 다 갖추지 못한 터라 간판도 없이 엉성하고 어설펐습니다. 하지만 밀떡집 앞에 ‘대구’라는 명칭이 붙으니 주위의 흥미를 끌었고, 오픈 직후 별다른 홍보 마케팅 없이도 손님들이 찾아주셨어요. 대구가 고향인 신림동 주민들을 시작으로 부산, 마산, 진주 등 경상도가 고향인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는데요. 서울에선 찾기 어려운 ‘향수를 부르는 로컬의 맛’에 우리 의도대로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고, 그렇게 입소문이 나면서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매장 전경. 대구밀떡집 제공

매장 전경. 대구밀떡집 제공

대표 메뉴는 무엇인가요?

“대구밀떡집이란 상호명에 걸맞게 대구식 떡볶이를 대표 메뉴로 삼고 있습니다. 대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후추맛 밀떡볶이에 더해, 대구에서 공수해 온 납작만두를 곁들인 메뉴입니다. 이 밖에도 ‘대구10미(味)’에 기반해 동인동 소갈비찜, 북성로 열탄불고기와 우동, 최근 선보인 중화야끼우동까지 대구에 가야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로컬 메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어울리는 막걸리도 선별해 소개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연유 막걸리가 있겠습니다. 고춧가루, 마늘, 후추를 기반으로 한 강렬하고 맵싹한 맛을 자랑하는 대구식 요리에 어울릴만한 맛으로 우리가 직접 개발하고 블렌딩했어요. 현재는 대구밀떡집의 대표 메뉴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어떤 기준을 바탕으로 메뉴를 선정하셨나요?

“우리 자매가 가장 좋아하는 떡볶이를 메인으로 뒀습니다. 다만 크림을 섞거나 치즈에 푹 담긴, 이른바 트렌드대로 맛과 음식 만듦새가 180도 바뀌는 그런 떡볶이가 아니라, 우리가 어릴 때부터 즐겨온 클래식한 떡볶이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바로 떡, 양념, 어묵이란 떡볶이의 세 가지 본질이 고스란히 담긴 대구식 떡볶이입니다. 떠먹을 수 있을 만큼 찰랑찰랑한 국물에 7㎝ 길이로 썰린 통통하고 쫄깃한 밀떡, 익숙하고 매콤칼칼하며 카레와 후추 맛이 나는 양념, 그리고 떡볶이 국물 맛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존재감을 보여주는 가장 보통의 납작한 사각 어묵을 중심으로 대구식 떡볶이를 완성했습니다. 그렇게 대구 후추맛 밀떡볶이와 납작만두 그리고 연유막걸리를 메인으로 시작해 대구 로컬 음식들을 하나하나 직접 기획하고 메뉴를 개발해서 현재의 라인업을 갖추었습니다. 서울 사람들에게는 새로움을, 대구와 경상도 사람들에게는 향수의 맛과 이야기거리를 줄 수 있는 메뉴로 구성했습니다."

대구식 밀떡볶이와 납작만두. 대구밀떡집 제공

대구식 밀떡볶이와 납작만두. 대구밀떡집 제공

과감히 창업을 결심하셨지만, 고민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창업 후 1년 넘게 신림동 한 켠에서 직접 운영을 하며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았는데요. 대구에서 나고 자란 우리가 서울 그것도 신림동이라는 동네 상권에서 대구 로컬 음식을 소개하는 시도를 해나간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대구밀떡집을 시장으로 우리나라 주요 도시 중 하나인 대구를 브랜딩하는 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요즘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올해는 대구에서 나고 자란 우리 임나래, 임솔비 자매가 시장 검증을 마친 대구의 맛을 다른 형태로 선보일 계획이에요. 바로 우리 메인 메뉴인 대구 후추맛 밀떡볶이와 납작만두를 어디서든 맛볼 수 있도록 밀키트로 만들어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전국 어디든 찾아가 대구의 맛을 알릴 팝업을 열어볼 생각입니다. 그리하여 로컬 비즈니스의 또 다른 유형을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매장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또, 대구라는 매력적인 도시를 전국과 해외에 널리 알리고자 많은 고민과 시도를 할 계획입니다.”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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