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尹 구속영장 발부 판사, 탄핵 집회 참석" 법원 "허위사실"

형소법 법관 회피·기피 규정 위반 주장에
법원행정처 "차은경 판사 집회 참석 안 해"

신평(왼쪽) 변호사와 윤석열 대통령. 신 변호사 페이스북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판사가 매일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일축했다. 판사 출신 법조인으로서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현직 판사를 매도해 논란이 예상된다.

신 변호사는 23일 본인 페이스북에 "차은경 판사는 매일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열렬한 탄핵 지지자로 밝혀졌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적대적 반감을 가진 자라면 스스로 영장 재판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나 정황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신 변호사는 지난 19일 윤 대통령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당직법관이었던 차은경 부장판사는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를 이유로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법관이 이해충돌 등 사유로 불공정한 재판을 진행할 우려가 예상될 경우 판사를 교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소법 18조와 24조 등에 명시된 법관의 기피·회피·제척 관련 규정이 근거다. 신 변호사는 "차 판사는 자신의 정체를 몰래 숨기고 법을 위반해 영장을 발부했다"고 비난했다.

법원은 신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차 판사는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전혀 참석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차 판사가 탄핵 집회에 참석했다는 신 변호사의 주장은 최근 극우 누리꾼 사이에 확산되는 허위 정보와 내용이 같다. 일부 극우 누리꾼은 차 판사가 지난달 탄핵 집회에 잇따라 참석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는 주장을 SNS 캡처 사진과 함께 확산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 캡처 사진의 주인공은 차 판사와 동명이인으로 알려졌다.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신 변호사는 판사 재직을 거쳐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냈다. 2021년 유력 대선주자였던 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