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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덤 투(two)'에서 마크 트웨인이 탄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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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주리주 글래스콕 미시시피 강변에 건립된 마크 트웨인의 동상. flickr 사진.
측심(測深,수심 측량)을 영어로는 ‘Depth sounding’ 혹은 줄여서 ‘sounding’이라 한다. 현대적기술인 음파(sound wave)를 연상하기 쉽지만, 저 단어는 고대 영어 ‘sund’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Sund는 수영, 물, 바다 등의 의미다.
‘폐기하다’란 뜻의 관용구 ‘deep six’도 측심의 관습에서 유래했다. 강이나 바다에 뭔가를, 이를테면 시체를 완전히 가라앉히려면 최소 수심 6패덤(fathom)은 돼야 한다는 의미. 수심 단위인 패덤은 약 1.8m(6ft)로, 6패덤은 수심 10.8m쯤이다. 미국인 저널리스트 제임스 네스터는 ‘깊은 바다 프리다이버’란 책에 수심 40피트(약 12m)를 ‘심해의 입구’라 썼다. 저 깊이를 기준으로 중력이 부력을 압도해 팔다리로 저항하지 않는 한 끝없이 물바닥까지 내려가게 된다는 것. deep-six가 심해의 입구인 셈이다.
1850년대 미국 미시시피강의 선원과 도선사들이 쓰던 단위도 패덤이었다. 그들에겐 ‘deep two’, 즉 2패덤(약 3.7m)이 중요했다. 최소 그 깊이여야 증기선이 바닥에 걸리지 않고 항해하거나 접안할 수 있었다. 도선사의 ‘패덤 투’ 고함소리는 선장에겐 경계 사인이었다.
선원의 꿈을 품고 미시시피 강가에서 성장한 작가 마크 트웨인은 데뷔 전 도선사로 일했다. 1,200마일 강의 모든 수로와 암초들을 꿰고 있어야 하는 일. 수운 물동량이 줄어 일거리가 없어지자 그는 서부로 건너가 광부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던 끝에 1863년 2월 3일, 버지니아시티의 한 신문(Territorial Enterprise)에 여행기를 기고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카슨의 편지(Letter from Carson)’란 제목의 그 연재물 필자 이름이 ‘마크 트웨인(Mark Twain)이었다. 트웨인은 two를 뜻하는 선원들의 직업적 방언. 미국 산문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새뮤얼 랭혼 클레멘스(Samuel Langhorne Clemens)의 필명이 그렇게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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