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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관세 전쟁' 현실화… 한은 금리인하 다시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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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을 촉발하고 이로 인해 고금리·강달러 기조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의 상승 압력이 커질 경우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기가 쉽지 않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2일 금융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1일)한 후 처음 장이 열리는 이튿날(3일)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월가의 투자전문가들을 인용해 "월요일에 시장이 열리면 주식 등 고위험자산 매도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달러값이 뛸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관세전쟁이 현실화됨에 따라 투자심리가 불안해지고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트럼프발 '관세 폭탄'으로 환율이 출렁인 건 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언한 것만으로도 달러값은 뛰었다. 직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1,452.7원·한국시간 31일)은 직전 거래일(24일)보다 21.4원 급등한 채 거래를 마쳤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같은 날 108.50까지 올랐다. 관세 폭탄을 맞게 된 캐나다·멕시코·중국은 이미 맞대응을 예고해, 고관세가 실제로 오는 4일부터 시행되면 금융시장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정부가 중국은 물론 한국까지 일부 품목에 높은 관세를 부과했던 2018년 당시 코스피는 1월 2598.19에서 같은 해 10월 1996.05까지 하락한 바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경제의 특성을 고려하면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실적 우려 또한 커질 수 있다.
이달 25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무역 전쟁이 현실화하고 환율 오름세가 더 가팔라지면 한은으로선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 중반대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올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지난달 한은은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당시에도 고환율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환율과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을 줄이고자 금리인하 속도를 늦췄던 것이다. 그럼에도 2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했는데, 강달러 추세가 상황을 까다롭게 만들 수 있다.
높은 관세는 미국 내 물가상승을 부추겨 미 기준금리 인하 속도도 늦출 수 있어 한은의 셈법을 더 꼬아놓았다. 빨라도 6월에야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지난달 정책금리 4.25~4.50%를 유지키로 하면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1급 이상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미 트럼프 행정부의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이 우리 기업들과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클 수 있다"며 "관계 부처들이 관련국 동향, 우리 기업들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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