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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이시바, 7일 미국서 정상회담… 美 동아시아 안보 관여 강화 끌어낼까

입력
2025.02.02 17:33
수정
2025.02.02 17:4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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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시바 미국 온다... 기대돼"
북중 위협 맞설 美 관여가 주요 의제
이시바 '트럼프 리스크' 대비에 철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 직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남긴 손 편지를 보여주고 있다. 편지에는 '47'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 직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남긴 손 편지를 보여주고 있다. 편지에는 '47'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에서 7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만나 미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이 북한·중국의 위협으로 커지는 동아시아 안보 문제에 적극 관여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방침이다. 다만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증액이나 관세 인상 등 어떤 조건을 걸지 예단할 수 없는 만큼, 회담 직전까지도 '트럼프 리스크' 대비에 집중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2일 일본 NHK방송,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최근 집권 자민당 간부들에게 오는 6~8일 사흘간의 방미 일정을 설명했다. 미국·일본 정부는 7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2월 7일 일본 총리와 회담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다음 주에 그(이시바)가 온다. 나는 일본을 좋아하고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이번 회담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미일 정상회담 일정이 사실상 확정됐고 세부 조율만 남은 상태라고 확인해 준 셈이다.

이시바 총리는 '새로운 형태의 미일 동맹' 구축을 이번 정상회담 목표로 삼았다. 남·동중국해 문제 등 중국의 일방적인 해양 진출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려면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에서도 미일 간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지지는 "일본 정부는 미국의 대(對)일본 방위 의무를 규정한 일미안보조약 5조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적용하는 방안을 확인하고, 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협조를 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시바 시게루(오른쪽) 일본 총리가 지난달 24일 일본 도쿄 국회에서 열린 중의원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왼쪽은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도쿄=AFP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오른쪽) 일본 총리가 지난달 24일 일본 도쿄 국회에서 열린 중의원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왼쪽은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도쿄=AFP 연합뉴스

이시바 총리는 상대국에 '대가'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외교 스타일을 고려해 일본의 그간 노력을 자세히 설명할 계획이다. NHK는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논점은 안보 협력 강화"라며 "이시바 총리는 일본의 방위비 증액, 방위력 강화 정책을 알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요청을 쉽게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그가 캐나다·멕시코·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강공'을 폈다는 점에서, 일본에도 각종 압박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시바 총리는 주말에도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외무성 간부, 외교·안보 분야 고위 인사 등과 잇따라 회의를 열며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에는 일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가 전 정부 정책들을 뒤집고 있는 만큼 일본 정부 내부에선 경계심도 크다"고 미일 정상회담 준비 분위기를 소개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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