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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 美경제에 부메랑 가능성…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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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멕시코·중국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부과 공격은 부메랑이 돼 미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크다는 게 미국 경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우려다.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는 혹평까지 나올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예고했던 3개 국가 대상 관세 부과를 강행하자 미국 내 산업계와 노동조합이 모처럼 한목소리로 철회를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석유화학업계단체(AFPM)는 성명에서 “소비자들이 영향을 느끼기 전에 원유나 정제 및 석유화학 제품이 관세 일정에서 제외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식품산업단체 소비자브랜드협회(CBA)의 톰 매드레키 부사장은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재료와 투입물에 대한 관세는 소비자 가격을 높이고 미국 수출업체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노조는 고용시장 위축이 염려될 수밖에 없다. 미국 철강노조(USW)는 이날 성명에서 “매년 약 1조3,000억 달러(약 1,894조 원) 상당의 제품이 캐나다·미국 국경을 지나 140만 개의 미국 일자리와 230만 개의 캐나다 일자리를 지원한다”며 장기적으로 노동자 가족들에 도움이 되는 무역 해법에 집중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특히 2020년 7월 발효된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덕에 4년 반 동안 사실상 무관세 효과를 누려 오던 업계는 수입 비용 증가를 부르는 관세가 원망스러운 게 당연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멕시코와 캐나다 국경을 따라 자리 잡은 자동차 공장이 입을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관세 부과의 경우 물가 상승과 소비 감소, 생산량·고용 감소 순으로 연쇄 작용을 일으키며 그 여파가 경제 전반에 미친다. 이번 관세 부과로 당장 영향이 두드러질 공산이 큰 곳은 식탁 물가다. 미국 농무부·세관 통계를 보면 2023년 미 농산물 수입액 1,959억 달러(약 285조 원) 가운데 44%인 약 860억 달러(약 125조 원) 상당의 수입 물량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왔다. 미국 채소 수입의 3분의 2와 과일·견과류 수입의 절반가량은 멕시코가 출발지다. 특히 아보카도 수입 물량의 90% 가까이가 멕시코산이다.
캐나다 당국 자료를 보면 메이플시럽을 상업적 규모로 생산하는 국가는 미국·캐나다 두 곳뿐이며 캐나다 생산량의 60%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된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AFP통신은 “고물가 불만에 편승해 대선을 이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관세 부과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타격은 물가 상승에만 그치지 않는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워윅 맥키빈 선임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對)멕시코·캐나다 25% 관세 부과만으로도 트럼프 대통령 임기 4년간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약 2,000억 달러(약 290조 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이날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 택스파운데이션 연구 결과를 인용해 3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관세 부과가 미 가구당 연평균 830달러(약 121만 원)를 증세하는 꼴이라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미국 주류 언론 반응도 냉담하다. WSJ는 사설에서 “마약은 구실일 뿐 트럼프는 관세 자체를 선호하는 것 같다”며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트럼프에게 관세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타당한 관세 부과 이유를 모르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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