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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장관 "파나마 운하에서 중국 영향력 즉시 줄여야"

입력
2025.02.03 08:33
수정
2025.02.0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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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향 있는 현 상태 용납 못해"
운하 운영 변화 없으면 제재 시사
파나마 "무력 조치 언급은 없었다"

2일 파나마 파나마시키에서 미국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미국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파나마시티=로이터 연합뉴스

2일 파나마 파나마시키에서 미국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미국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파나마시티=로이터 연합뉴스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파나마를 찾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호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을 만나 파나마 운하에서 중국 영향력을 줄이라고 압박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운하 운영은 협상이 불가능한 주권의 영역"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낸 성명에서 "루비오 장관은 파나마 측에 중국의 운하 통제력이 위협적이며 현 상태를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의 현 상황이 영구적 중립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미국과의) 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예비적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외신은 루비오 장관의 발언을 파나마에 대한 사실상 최후통첩으로 해석했다. AP통신은 "파나마가 운하 운영에서 중국 영향력을 즉시 줄이지 않으면 동맹국일지라도 미국 정부의 조처를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1999년 파나마에 이양한 운하 통제권을 환수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파나마에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과 미 CNN방송 등은 "CK 허치슨 홀딩스 자회사가 파나마 운하 양 끝단에 있는 2개 항구(발보아·크리스토발)를 운영할 뿐"이라며 '중국의 파나마 운하 통제' 주장은 가짜뉴스라고 지적했다. CK 허치슨 홀딩스는 홍콩계 업체다.

파나마는 '운하 운영이 파나마의 주권 사항'이라며 미국의 개입에 재차 선을 그었다. 물리노 대통령은 루비오 장관과 면담 후 기자회견에서 "파나마 운하 통제·운영과 관련한 주권은 (외국 정부와의)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운하는 파나마가 운영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면담 과정에서 미국이 무력 조처를 암시하는 등 "실질적 위협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수도 파나마시티에선 루비오 장관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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