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트럼프발 관세전쟁에 환율 '껑충', 코스피 2500선 붕괴

입력
2025.02.03 18:30
수정
2025.02.03 18:35
1면
구독

코스피·코스닥 각각 2.52%, 3.36% 동반 하락
위험자산 회피심리 강해져 亞 증시 전체 위축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주가 위주로 떨어져
'강달러'에 장중 원·달러 환율 1470원 웃돌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소식으로 국내 증시가 2,500선 아래로 떨어진 3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소식으로 국내 증시가 2,500선 아래로 떨어진 3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고관세 폭탄의 충격이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올해 들어 반등했던 코스피는 다시 2,500선 밑으로 주저앉았고 환율은 장중 1,470원까지 튀어 올랐다. 관세전쟁 경보가 커지자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외국인 자금이 대거 국내 시장을 이탈한 여파로 풀이된다.

'관세 쇼크' 연초로 돌아간 코스피…아시아 증시 모두 급락

3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전 거래일보다 2.52% 하락한 2,453.95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8,722억 원어치, 기관은 3,73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같은 '팔자' 행렬에 하락폭은 장중 한때 3.02%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결국 1월에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지난달 3일(2,441.92) 수준으로 되돌림됐다. 코스닥 역시 3.36% 급락한 703.80에 거래를 마쳐, 700선도 위태롭게 됐다.

이날 국내 증시는 주말 사이 터진 트럼프발 관세전쟁 충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시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유럽연합(EU)을 향해서도 관세를 '확실히'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심은 극도로 요동쳤다. 간밤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였고, 이날 한국은 물론 아시아 증시도 파랗게 질렸다.

특히 트럼프의 고관세로 피해가 우려되는 수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인공지능(AI) 플랫폼 딥시크의 여진과 관세 유탄을 동시에 직면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각각 2.67%, 4.17% 급락했다. 자동차와 2차전지 등 캐나다와 멕시코와의 공급망 밸류체인(가치사슬)의 영향을 받는 업종도 '관세 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포스코퓨처엠(-9.66%), LG에너지솔루션(-4.40%), 기아(-5.78%), 현대차(-1.94%) 등이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강달러 기세에 1,470원대까지 오른 환율

관세전쟁 예고에 안전자산인 달러와 금은 더 강해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4.5원 오른 1,467.20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472.5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9.9까지 뛰었다. 지난달 31일 온스(28.35g)당 2,812달러까지 올라 최고치를 기록했던 금값은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연내 3,000달러' 전망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금융시장을 흔든 '관세 쇼크'가 단기적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멕시코와 캐나다가 언급한 보복관세는 미국을 협상장으로 불러내기 위한 명분일 수 있어 협상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증시에 끼치는 영향도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진달래 기자

관련 이슈태그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