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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탄 터진 트럼프발 무역 전쟁... 한국 수출 기업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입력
2025.02.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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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수출 기업 1,010곳 대상 설문조사
48.6% "수출 환경, 지난해와 큰 차이 없을 듯"
55.5% "보편관세, 대미 수출 영향 미미할 것"
분야 무관하게 가장 원하는 건 환율 안정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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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안을 들고 여러 나라를 압박하는데 우리나라 수출 기업 절반 이상은 대(對)미 수출 등 경영 환경이 2024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 내다봤다.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와 공통으로 부과하는 보편 관세 적용이 언급됐기 때문인데 오히려 수출 단가가 전반적으로 올라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지금 가장 서둘러 정책적으로 노력해야 할 점은 환율 안정이라고 했다.

한국무역협회는 4일 '2025년 수출기업의 경영환경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1,010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25일부터 15일 동안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2023년 수출 실적 50만 달러 이상 회원사를 대상으로 했다. 응답 기업은 규모별로 △대기업 75개 △중견기업 265개 △중소기업 669개였다.


수출 기업 절반 "경영환경, 대미 수출 올해와 비슷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명한 행정명령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DC=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명한 행정명령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DC=AP 연합뉴스


응답 기업의 절반(48.6%)은 올해 전반적 경영 환경이 2024년과 유사할 것이라고 봤다. 더 나빠질 거라 전망한 경우는 37.3%, 개선을 기대하는 응답은 14.2%로 악화 우려가 더 크게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수출 물량 증가로 호조가 예상되는 선박 분야에서 개선 기대가 두드러졌고 중국발(發) 글로벌 공급 과잉의 영향을 크게 받는 △화학공업제품 △플라스틱·고무·가죽 제품 △무선통신기기·부품 분야에서 악화 우려가 컸다.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보편 관세(10%)의 영향도 제한적일 거라 봤다. 이를 부과하더라도 대미 수출 실적이 지난해 대비 큰 변화가 없을 거라 본 경우가 55.5%나 됐고 △1~10% 감소 전망 27.1% △10% 이상 감소 전망 9.5%였다. 보고서는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부과되는 관세인 만큼 (타국과) 같은 환경 속에서 경쟁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미국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선박이나 화장품 분야 등에서는 오히려 수출이 늘어날 거라 보기도 했다.

15개 품목 수출 기업 중 14개 품목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원하는 정책적 지원은 환율 안정이었다. 최근 환율이 손익 분기점 이상 수준으로 뛰어올랐지만 변동성이 커 자금 운용이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이 밖에 △물류지원 △신규 시장 개척 지원 △세제 지원 등을 바랐다. 허슬비 무역협회 연구원은 "올해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이상으로 높게 유지될 전망"이라며 "외환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거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서는 시장 안정 조치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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