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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미국통' 김현종에 비명계 경제통까지... 이재명 인사도 '실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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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게 외교안보보좌관 임명장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미 FTA 협상을 이끈 주역인 '미국통'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을 외교안보 '책사'로 앉혔다. 김 전 차장은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활약한 인사다. 이 대표는 최근 비이재명계 경제 전문가인 홍성국 전 의원도 최고위원으로 끌어안았다. 계파를 넘나들며, 경제·외교 전문가를 두루 발탁하며 인사에서도 실용주의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친문재인계 적자로 이 대표의 일극체제를 연일 비판해온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당도 받아들이며 포용 행보를 본격화했다.
이 대표는 7일 당대표 특보단 외교안보보좌관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을 임명했다. 김 전 차장은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의 국제통상특보단장을 맡았지만, 노무현∙문재인 정부 인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 노무현 정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한미 FTA 협상을 주도했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통상교섭본부장과 안보실 2차장으로 활약하며 트럼프 1기 행정부와 긴밀히 교류했다.
이날 이 대표로부터 직접 임명장을 건네받은 김 전 차장의 일성은 '굳건한 한미동맹'이었다. 김 전 차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세계 각국이 더 강력해진 미국 보호무역 체계에 대응하고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트럼프 1기 경험을 토대로 보다 정교한 준비를 갖춰야 한다"며 "굳건한 한미동맹, 이익 균형, 복합 안보를 통해 성장하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재명(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된 홍성국 전 의원의 소개를 받으며 박수 치고 있다. 뉴시스
김 전 차장의 기용은 정권 교체 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미 외교 전략을 대비하는 한편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를 중용해 당내 통합을 도모하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날엔 문재인 정부 초대 주미대사를 지낸 조윤제 전 금융통화위원과 오찬을 했다.
이날 최고위에는 비명계 경제통으로 꼽히는 홍성국 전 의원도 최고위원 데뷔 무대를 가졌다. 홍 최고위원은 호남 몫으로 배정된 주철현 최고위원의 사임에 따라 지난 2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됐다. 대우증권 평사원에서 미래에셋대우 사장까지 지낸 홍 최고위원은 비명계 박광온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싱크탱크 '일곱번째나라LAB'의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번 인사를 두고 '비명계 끌어안기 신호탄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홍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정해진 미래가 아닌 새로운 미래 만드는 데 밀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 전 지사의 복당도 전격 허용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피선거권 상실로 자동 탈당 처리됐던 김 전 지사는 지난달 31일 복당을 신청했다. 그러나 경남도당 홈페이지에 복당 반대 청원이 올라오는 등 친명계 지지자들 중심으로 김 전 지사의 복당에 부정적인 분위기도 감지됐다. 김 전 지사를 포함한 비명계 잠룡 주자들이 이재명 일극체제를 비판하며 쓴소리 수위를 높이는 데 대한 반발이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일곱번째나라LAB 창립 기념 심포지엄-탄핵너머 다시 만날 민주주의 심포지엄'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 전 지사는 이날 복당이 확정된 직후 본인 페이스북에 "2021년 대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되면서 자동 탈당된 바 있고, 그로 인해 당에 부담을 주었던 점에 대해 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눈이 소복이 내린 아침에 복당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어린 아이처럼 설레고 가슴이 뛴다"며 "저의 복당이 우리 당이 '더 큰 민주당'으로 가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도 본인 페이스북에 "김 전 지사님 복당을 환영한다"며 "저도 더 큰 민주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다 함께 만드는 세상, 모두의 질문Q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대선 공약 밑그림을 만드는 조직인 '모두의 질문Q(큐)' 출범식에 참석해 국민 집단지성과 직접 민주주의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모두의 질문Q(큐)'는 시민 누구나 필요한 정책을 제안하는 정책소통플랫폼이다. 플랫폼 결과물은 3월 말 '녹서(Green Paper)'로 발간돼 향후 조기대선이 실시될 경우 공약에 활용될 전망이다.
출범식에서 이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들어섰던 문재인 정부가 탄핵 광장의 요구를 다 끌어안지 못한 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문제가 심각한데 왜 국민들은 나서지 않을까"라고 되물으며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렸는데 (국민들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의 색깔만 바뀌었고 내 삶은 바뀌지 않았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장의 에너지가 정치에 직접 반영돼 국민 집단지성이 정치를 실제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이 직접 지배하는 나라로 최대한 바꿔야 직접 민주주의가 작동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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