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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기 청교도 공동체를 통치한 '매더 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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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미국 청교도 공동체의 영적 지도자로서 총독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행사한 '매더 가문'의 회중교회 목사 코튼 매더. 위키피디아
메이플라워호가 북미 대륙에 상륙한 때부터 미국이 건국되기까지 약 150년 동안 ‘뉴잉글랜드(미국)’를 공식적으로 통치한 건 영국 왕실이 파견한 총독이었지만, 영적인 통치자는 사실 따로 있었다. 3대에 걸쳐 식민지 매사추세츠의 회중교회를 이끈 매더(Mather) 가문이었다. 미국 교회사는 그들 3대(리처드, 인크리스, 코튼)가 초기 공동체에 미친 세속적-종교적 영향력을 영국 왕실에 빗대 ‘매더 왕조’ 또는 ‘뉴잉글랜드 왕조’라는 용어로 표현했다.
3대 지도자인 코튼 매더(Cotton Mather, 1663.2.12~1728.2.13)는 목사 겸 신학자였고, 과학자로서 영국 왕립학회 정식 회원이기도 했다. 신학과 의학 과학 역사 등 여러 주제에 걸쳐 그가 남긴 400여 권의 저서는 초기 뉴잉글랜드 사회사 연구의 값진 자료로도 평가받는다. 그는 당시 청교도들의 거친 반발을 무릅쓰고 천연두 예방접종을 권장했고, 신대륙에서 발간된 최초의 과학서로 평가받는 ‘기독교인 철학자(1721)’란 책으로 뉴턴의 과학과 기독교 신학의 접점을 모색하며 이신론(理神論)의 주춧돌을 놓았다. 알려진 바 그는 로버트 보일 등 과학자들과도 폭넓게 교류했다.
그런 그도 신을 믿듯 마녀의 존재를 믿었고, 마녀재판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1692년 저 악명 높은 ‘세일럼 마녀재판’에 대한 코튼 매더의 모순적인 간여는 그의 생애의 오점으로 기억된다. 그는 재판정에 직접 나서진 않았지만 재판부에 편지를 써서 “악마는 무고한 사람의 형상으로 가장하기도 한다”며 유령 증거(spectral evidence)나 주기도문 암송 테스트 등을 재판에 활용하기보다 주술을 행한 흔적을 탐지할 것을 적극 권고했다. 사료에 따르면 재판부는 그의 편지를 마녀재판에 대한 최종 승인으로 해석했고, 기소-재판의 양상이 더욱 격렬해지면서 결과적으로 19명의 무고한 시민을 처형하는 데 일조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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