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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국물에 인심 더... 달콤 고소 칼칼한 장터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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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전통시장의 수구레국밥. 식당마다 가마솥을 걸어놓고 펄펄 끓는 국밥을 말아준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지역의 정취와 이야기가 담긴 향토 음식은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한국관광공사가 싱싱한 재료와 손맛이 어우러진 오일장을 2월 추천 여행지로 선정했다.
성남 모란민속오일장은 평일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공터에 장날(4, 9일)에만 열린다. 천막을 친 좌판에 꽈배기, 호떡, 뻥튀기, 팥죽, 수구레국밥 등 든든하게 속을 채워줄 먹거리가 천지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열리는 오일장은 아이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어른들에게는 고향의 추억을 선사한다.
“뻥이요!” 성남 모란민속오일장의 뻥튀기 가게.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모란민속오일장 전경. 한국관광공사 제공
모란종합시장의 기름가게에서 갓 짠 참기름을 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길 건너편 모란종합시장은 조선시대부터 이름난 시장이다. 고소한 냄새를 따라가면 백년기름특화거리가 있다. 40년 넘는 기름집 40여 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춘천∙천안∙화성∙여주∙강진 등 간판만 봐도 전국구다. 상가 1층 ‘로스팅랩’에서 3월부터 ‘고소함을 걸어요’라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기름 압착 과정 시연에 이어 기름시장 골목투어, 깨강정 만들기까지 이어진다. 단체 또는 개별로 전화 예약할 수 있다.
동해는 묵호와 북평을 합쳐 승격한 시다. 동해시 남쪽 북평민속시장(3, 8일)은 1796년 개설된 유서 깊은 시장이다. 현 문화광장은 강원도에서 유명한 우시장(쇠전)이었다. 꼭두새벽부터 소를 앞세워 먼 길을 걸어온 주민들은 막걸리 한 사발과 국밥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랬다.
북평민속시장 '두꺼비국밥집' 솥에서 뜨거운 김이 풀풀 피어오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무와 파, 양념을 넣어 빨간 국물을 낸 북평민속시장 '두꺼비국밥집'의 소머리국밥. 한국관광공사 제공
2008년 삼척 미로면에 새로 우시장이 개장하며 북평 쇠전은 사라졌지만, 그 흔적은 국밥거리로 남았다. 국밥 중에서도 소머리국밥이 유명하다. 가까이에 쇠전과 도살장이 있어 살코기 외에 허드레 부위를 구하기 쉬웠으니, 이를 활용한 국밥집이 들어서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저마다의 비법으로 요리하기 때문에 맛은 식당마다 다르다. 뽀얀 국밥, 빨간 국밥을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전국에 팔경이 허다하지만 단양팔경만큼 익숙한 곳은 드물다. 단양구경시장은 지역의 8개 빼어난 풍광에 하나를 더했다는 의미로 지었다. 구경 중에서 시장 구경이 으뜸이라는 뜻도 담았다.
육쪽마늘 모양을 살린 단양구경시장 '단양흑마늘빵'의 마늘빵. 한국관광공사 제공
단양구경시장 '단빵제빵소'의 크림치즈와 바게트 마늘빵. 한국관광공사 제공
120여 매장이 밀집된 시장의 인기를 주도하는 건 마늘이다. 일교차가 크고, 석회지대의 약산성 토양에서 재배하는 단양육쪽마늘은 알이 단단하고 맛과 향이 진하다고 자랑한다. 시장 먹거리에는 대부분 ‘마늘’이 접두사로 들어간다. 흑마늘닭강정을 필두로 마늘빵, 마늘순대, 마늘만두, 마늘갈비 등 간판마다 마늘이 따라붙는다. 같은 마늘이라도 가게마다 맛이 달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큼지막하게 썰어내는 시식용 먹을거리도 시장 인심을 더한다.
창녕전통시장은 1900년대 보부상이 집결하던 큰 시장이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장을 모아 1926년 개설했으니 100년 역사를 자랑한다. 오일장(3, 8일)이 서는 날에는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날만큼은 아담한 ‘시골장’이 아니라 구경거리와 먹거리가 넘치는 큰 시장이다.
속까지 든든하게 데워주는 창녕전통시장의 수구레국밥. 한국관광공사 제공
대표 먹거리는 수구레국밥이다.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 소개되면서 창녕의 명물로 떠올랐다. 수구레는 소 한 마리에 2kg 정도만 나오는 특수 부위다. 수구레국밥집마다 커다란 가마솥에 뜨거운 김을 펄펄 풍기며 손님을 유혹한다. 뻘건 국물에 콩나물, 선지, 파 그리고 수구레가 가득 담긴다. 씹을수록 쫀득쫀득하고 고소한 육즙이 입안에 가득 찬다. 창녕 사람들은 이 국밥에 국수사리를 즐겨 넣어 먹는다. 숟가락을 놓을 즈음이면 꽁꽁 얼었던 몸도 싹 풀린다.
광주광역시 말바우시장은 무려 500여 개 점포가 들어선 호남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이다. 연중 먹거리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첫손에 꼽히는 메뉴가 팥죽이다. 시장에서 팥을 전문으로 다루는 가게는 모두 팥죽과 동지죽을 대표 메뉴로 내세운다. 팥죽에는 쫄깃한 면발의 칼국수가 들어가고, 동지죽에는 몰캉몰캉한 새알심이 들어 있다.
광주 말바우시장의 팥죽. 지역의 겨울 전통 간식이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가게마다 맛과 정성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을 생각해 매일 새벽 팥을 씻어 불려 끓이고, 팥죽에 들어갈 새알심을 빚고 칼국수를 뽑는다. 손맛이 다르니 가게마다 팥죽 맛도 차이가 난다. 5,000원이면 한 대접 푸짐하게 맛볼 수 있으니 고물가 시대에 흔치 않은 인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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