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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로 코딩해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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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의한 일자리 대체는 이미 시작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이슈를 주로 기사화하는 부서를 맡은 후 포털사이트 '랭킹뉴스'를 자주 보게 됐다. 수십 개 언론사의 랭킹뉴스를 일일이 훑어보려면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내용을 자동으로 분석해 여러 매체가 동시에 보도한 주제별로 묶어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여 년 전 C프로그래밍 기초와 html/css 코딩을 배운 정도의 지식밖에 없었지만,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코딩을 잘해 준다는 얘기를 듣고 도전해 보기로 했다. 구독 중인 '클로드 3.5 소넷'에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웹사이트에서 쉽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구체적 내용을 설명했더니 순식간에 '파이썬' 기반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었다.
처음에는 실행되지 않고 에러가 났지만, 에러 문서의 내용을 제시하자 AI가 문제를 스스로 찾아줘 수정할 수 있었다. 첫 프로그램을 짜는 데는 하루, 에러 수정에는 나흘 정도가 걸렸다. 업무 중 쉬는 시간을 이용해 잠깐씩 클로드와 대화한 것만으로 원하던 프로그램이 완성됐다. 이 프로그램은 지금도 나뿐 아니라 부서원들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써 보니 '잘 활용하면 생산성이 크게 올라가겠다'는 생각과 함께 '코딩 일자리가 확 줄겠다'는 걱정이 동시에 들었다. 프로그래머 지인에게 물어봤더니 이미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서도 웹사이트 코딩엔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 몇몇 역할은 필요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생성형 AI가 코딩 능력이 우수해 이 분야에서 일자리 감소가 먼저 일어나고 있지만, 다른 직업도 업무에 컴퓨터를 많이 이용할수록 빠르게 AI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디어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몇 달 전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 올라 온 한 게시물이 화제가 됐다. 자신을 지역 방송국 프로덕션 엔지니어라고 소개한 그는 회사가 방송 제작 업무를 100% 처리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연출, 음향, 그래픽 등 제작 관련 직무가 한꺼번에 사라졌다고 전했다. 시스템 관리·유지보수 담당자 한 명을 제외하고 20명 전원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전국의 방송국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막대한 일자리 감소를 우려했다.
실제로 미국 CNN방송의 마크 톰슨 CEO는 최근 전통적인 TV 관련 인력 200명을 감축하고, 대신 디지털 분야 인력 100명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형 미디어와 달리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지역 방송국들은 디지털 분야 투자 없이 기존 인력만 감축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AI에 의한 일자리 대체가 미국보다는 더디게 진행될지도 모르겠다. '오픈AI' 미국과 '딥시크' 중국이 AI 고도화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정치권에선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이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탐내는 최고급 연구 인력에게 주 52시간 예외를 지금보다 더 적용해야 한다는 주제로 논쟁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직 챗GPT도 제대로 써 본 적 없다는 경영자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한국 역시 AI 도입으로 약 51%의 일자리가 대체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10일 발표했다. 인간이 할 일 자체가 없어져 버릴지 모르는 시대에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일하게 만드느냐'를 놓고 고민하는 건 번지수가 틀렸다. AI를 잘 활용하면서도 고용 충격을 완화할 방법까지 고민하는 정치인은 어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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